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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자본주의, SK와 한국 대기업들의 도전”

산타뉴스 남철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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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본질은 이윤 창출이다. 하지만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더 이상 사회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 특히 기후위기, 불평등, 고용불안 등 복합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는 기업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된다. 

바로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한국에서 이 흐름을 가장 선도적으로 이끈 인물이 있다. 바로 SK그룹 최태원 회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무려 500여 개의 사회적 기업을 지원했다. 그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지분을 요구하지 않았다. 순수하게 사회문제 해결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 결과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 성과는 약 5천억 원에 달했고, SK가 이들에게 지급한 인센티브만도 7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SK는 특히 ‘사회적 가치 측정 모델’을 도입해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편익을 구체적 수치로 평가했다. 고용 창출, 환경 개선, 취약계층 지원 같은 효과를 ‘금액화’해 기업이 단순한 이윤뿐 아니라 사회적 성과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제안한 것이다. 

이는 사회적 기업에게 신뢰를 주었고,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평가 잣대를 제공했다.

 

이러한 시도는 SK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의 다른 대기업들 역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 삼성은 ‘C-Lab Outside’라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을 육성한다. 특히 친환경 소재, 고령자 돌봄, 디지털 격차 해소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을 선발해 멘토링과 자금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배출된 기업들은 국내외에서 수십 건의 특허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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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는 ‘착한택시’, ‘장애인 이동권 지원’ 등 모빌리티 기반의 사회적 기업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친환경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교통 약자를 돕는 모델을 만들었다. 현대차는 단순 기부를 넘어 자사 기술을 공유해 사회적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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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그룹은 ‘지역 상생’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의 사회적 기업과 협업해 에너지 절감, 환경 보호, 돌봄 서비스 같은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특히 LG화학은 플라스틱 순환경제 기업과 협력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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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는 ‘사회적기업 육성펀드’를 운영하며 청년 창업, 장애인 고용 창출, 환경 분야 기업들을 집중 지원한다. 포스코 펀드를 거친 사회적 기업들은 안정적인 자금줄을 확보하면서 고용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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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기업마다 접근 방식은 다르다. SK는 인센티브와 가치 측정 중심, 삼성은 창업·혁신 지원 중심, 현대차는 기술 공유 중심, LG는 지역 상생 중심, 포스코는 펀드 투자 중심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공통점은 분명하다. 

바로 사회적 기업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난제를 풀어가는 중요한 파트너라는 인식이다.

 

실제 성과도 눈에 띈다. 사회적 기업 지원을 통해 지난 10여 년간 수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환경 개선 효과가 수천억 원에 달했다. 청년 창업자, 경력 단절 여성, 장애인, 노년층 등 취약계층에게는 ‘안전망’을 넘어 ‘기회’가 제공됐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단순히 ‘시혜적 지원자’에 머물지 않고, ‘공동 문제 해결자’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지형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비판도 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이 일회성 홍보나 ESG 마케팅에 그칠 위험이다. 지원 규모에 비해 여전히 사회문제의 크기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작이다. 대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을 기업 운영의 본질적 가치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사회를 바꾸는 신호다.

 

산타뉴스는 믿는다. 진정한 자본주의의 미래는 ‘이윤과 사회적 가치의 동행’에 있다. 기업이 사회의 문제를 함께 짊어지고 풀어나갈 때, 신뢰와 존경을 얻는다. 

최태원 회장의 500개 사회적 기업 지원, 삼성·현대차·LG·포스코의 다양한 모델은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 자본주의가 ‘탐욕의 자본주의’에서 ‘상생의 자본주의’로 진화하는 길, 

그 길의 선두에 사회적 기업과 이를 지원하는 대기업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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