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ARMY로 보는 팬덤 문화
산타뉴스 기획연재
글 | 남철희 산타뉴스 발행인·편집장

프롤로그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우리는 오랫동안 팬을 바라보는 하나의 익숙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음반을 사고, 공연장을 찾고,
스타의 성공을 함께 기뻐하는 사람들.
팬덤은 흔히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 세계 곳곳에서 조금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다른 사람을 돕는 마음으로 바뀌고 있다.
한 사람의 작은 배려에 감동한 사람들이 모여 기부하고,팬들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나누고,
재난과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한 사람의 선행이 또 다른 사람의 선행을 부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사랑이 사랑으로만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어쩌면 지금 세계는 새로운 팬덤 문화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한 그룹과 그 팬들을 주목하고자 한다.
BTS와 ARMY.
BTS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 신화가 아니다.
일곱 명의 청년이 음악을 통해 자신의 고민과 상처, 꿈과 좌절을 이야기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를 이해하자는 메시지를 전해 왔다.
그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그들의 노래에 겹쳐 보았다.
“이 노래가 바로 내 이야기다.”
그 순간 음악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게 된다.
공감이 된다.
공감은 마음을 연결하고, 마음이 연결되면 믿음이 생긴다.
그리고 믿음이 쌓이면 신뢰가 된다.
사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어쩌면 바로 신뢰인지도 모른다.
신뢰가 없는 사랑은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정말 나를 사랑하는가?”
“변한 것은 아닐까?”
그러나 신뢰가 있는 사랑은 기다릴 수 있다.
곁에 없어도 믿을 수 있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도 기억할 수 있다.
“지금 곁에 없어도 우리는 서로를 잊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가 BTS와 ARMY의 관계에서 주목하고 싶은 부분이다.
BTS가 세계적인 정상에 오른 뒤에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세계의 무대에서 활동하던 일곱 명은 차례로 팬들 곁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ARMY는 기다렸다.
그 기다림은 단순한 인기의 지속이었을까.
아니면 그보다 깊은 무엇이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팬들이 기다린 것은 일곱 명의 스타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청춘.
힘들었던 어느 날 자신을 위로해 준 노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던 기억.
친구와 가족과 함께 나누었던 시간.그리고 그 음악을 통해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그 모든 것을 기다린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마침내 다시 만났다.
BTS는 완전체로 돌아왔고, ARMY는 다시 세계 곳곳에서 그들을 맞이했다.
무대에는 환호가 터졌고, 보라색 불빛이 세계를 물들였다.
그러나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여기서부터 진짜 질문이 시작된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가?
왜 좋아하는 마음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왜 그 사랑은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을 돕는 행동으로 이어졌는가?
사랑은 믿음이 될 때 오래간다. 믿음은 신뢰가 될 때 기다림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신뢰에서 비롯된 사랑은 때로 자신에게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흘러간다.
BTS와 ARMY에게서 우리는 그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좋아하는 마음이 공감이 되고,공감이 신뢰가 되고,신뢰가 기다림이 되고,기다림이 재회가 되고,
그리고 그 사랑이 다시 누군가를 돕는 행동이 되는 것.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찾고 있는 새로운 팬덤 문화인지도 모른다.
산타뉴스는 그 길을 따라가 보려 한다.
BTS의 탄생부터 세계적인 성공까지.
그들의 음악에 담긴 사랑과 위로, 자기수용과 배려의 메시지.
세계적인 전성기에도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했던 시간.
그들을 잊지 않고 기다린 ARMY.
그리고 다시 만난 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부와 봉사, 나눔과 선행.
더 나아가 엘비스와 비틀스 등 앞선 세대의 세계적인 음악문화가 만들어 놓은 길을 살펴보고, BTS와 ARMY가 그 길 위에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이것은 BTS를 찬양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ARMY를 미화하기 위한 이야기도 아니다.
한 시대의 문화현상을 기록하고,
그 안에서 우리 사회가 배울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려는 시도다.
스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자신을 위한 소비에서 끝나지 않고,
타인을 위한 배려가 되고,기부가 되고,봉사가 되고,마침내 또 다른 사람의 선행을 일으키는 것.
그렇다면 팬덤은 단순히 같은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을 행동으로 바꾸는 공동체.
우리는 그 가능성을 찾아가려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독자 여러분께 한 가지 질문을 남기고 싶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동은 무엇일까요?
아마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우리가 말하는 새로운 팬덤 문화의 탄생일 것이다.
앞으로의 연재
제1부 | 일곱 청년은 어떻게 BTS가 되었는가
― 음악으로 마음을 건네고, 신뢰를 쌓다
제2부 | 세계 정상에 선 일곱 사람, 그리고 국민의 의무
― 가장 뜨거운 순간에 그들은 왜 기다림을 선택했는가
제3부 | “우리는 기다리고 있었다”
― BTS의 공백과 ARMY의 기다림
제4부 | 다시 일곱 명, ARIRANG으로 돌아오다
― 완전체의 귀환과 새로운 세계의 문
제5부 | 팬은 무엇을 위해 열광하는가
― 스타와 팬 사이에 만들어진 특별한 신뢰
제6부 | 한 사람의 배려가 수만 명의 기부가 되다
― 지민과 소아암 환아, 그리고 ARMY의 선한 리액션
제7부 | 11살 멜라니가 남긴 마지막 선물
― 사랑받은 기억이 다시 생명을 나누는 사랑으로
제8부 | 세계 곳곳에서 피어난 ARMY의 선행
― 기부·봉사·교육·환경·재난구호의 현장
제9부 | BTS가 뿌린 씨앗, ARMY가 키운 나무
― 메시지가 행동으로 바뀌는 순간
제10부 | 엘비스와 비틀스, 그리고 BTS
― 세계 대중문화가 놓은 다리와 새로운 팬덤의 탄생
제11부 | 팬덤은 소비자를 넘어 시민이 될 수 있는가
― 학계와 사회가 바라보는 새로운 팬덤
제12부 | 사랑이 선행이 되는 순간
― BTS와 ARMY를 넘어 우리 사회로
에필로그 | 스타를 사랑하는 시대에서, 세상을 사랑하는 시대로
― 사랑을 행동으로 바꾸는 팬덤 문화에 대한 산타뉴스의 제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