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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상을 배우는 손길, ‘보라미봉사단’의 길 위에서

이성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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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자들이 전한 땀의 온기, 사회로 향하는 두 번째 배움
법무부가 입주한 정부과천청사 1동 전경 [사진제공 나무위키]
법무부가 입주한 정부과천청사 1동 전경 [사진제공 나무위키]

 

법무부가 운영하는 ‘보라미봉사단’이 올여름과 가을, 전국 곳곳의 수해 현장과 농촌 마을을 돌며 따뜻한 변화를 만들었다. 교도소 수형자와 교정위원, 교도관이 함께한 이번 봉사에는 연인원 1909명이 참여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수확을 돕고, 침수로 무너진 마을 복구에도 팔을 걷었다.

 

거창구치소를 비롯한 5개 기관의 수형자들은 봄철 딸기 묘목 정비와 마늘 수확을 함께했고, 의정부교도소 수형자들은 보물 제374호인 율곡사 대웅전의 수해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또한 대구교도소 등 19개 기관에서는 고추, 배 등 가을 농작물 수확을 지원하며 지역 농민들의 부담을 덜었다.

 

특히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까지 포함해 전국 55개 교정기관이 참여한 활동은 단순한 봉사에 그치지 않았다. 요양원 청소, 장애인 목욕 보조, 복지시설 환경 정비 등 다양한 현장에서 수형자들은 “비로소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보라미봉사단은 사회로 돌아가는 첫걸음이자, 스스로를 회복하는 기회”라며 “수형자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봉사활동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낯선 손길이지만, 그 손이 전한 온기는 분명했다. 과거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이 흙을 일구며 배우는 것은 단지 노동이 아니었다. ‘다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이었다.
산타는 그들의 땀 속에서 회복의 의미를 보았다. 선행은 완벽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다시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이 내딛는 발걸음이었다. 그 길 위에서, 진정한 사회 복귀란 곧 ‘다시 사랑을 배우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이성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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