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127조 원 기술금융
기술로 생존하는 중소기업을 키우는 금융만이 미래를 만든다
한국 금융권은 올해도 큰 어려움 없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의 연간 순이익은 최근 수년간 20조 원 안팎을 기록해 왔다.
이 수익의 대부분은 혁신 투자나 고위험 금융이 아니라, "예대금리 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격차)"에서 발생했다.
금리를 올리는 것은 빠르고, 예금 금리를 올리는 것은 더디다.그 결과 은행은 노력 대비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금융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담보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기술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 쉬운 이익, 어려운 책임
은행의 수익 구조는 안정적일수록 좋다. 그러나 안정성이 도전 회피로 이어질 때, 금융은 산업 발전의 동력이 아니라 성장의 병목이 된다. 실제로 많은 기술 중소기업들은 이렇게 말한다.
“기술은 있는데 담보가 없다.”
“매출이 크지 않아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렵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바로 생산적 금융, 그리고 기술금융이다. 금융이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산업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 산업을 설계하는 인프라라면, 이 영역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다.
■ 일본과 대만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일본과 대만은 금융의 역할을 다르게 정의해 왔다.
일본은 중소기업을 ‘작은 기업’이 아니라 국가 기술의 저장소로 인식한다.
초정밀 금형, 특수 소재, 미세 가공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일본 중소기업 상당수는 수십 년간 동일 금융기관과 거래하며, 기술 축적을 전제로 한 장기 금융 지원을 받아왔다. 담보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연속성이었다.
대만은 중소기업을 국가 전략산업의 구성 요소로 다룬다.
반도체 강국 대만의 저력은 대기업이 아니라, 그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기술 중소기업에서 나온다. 금융과 정책은 이들이 초기부터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도록 기술 중심 신용 평가와 정책 금융을 결합해 왔다.
이 두 나라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금융이 이익 극대화의 도구에 머물지 않고
국가 기술 경쟁력의 촉진자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 모범 사례 : 신한은행, 기술중소기업에 127조 원을 공급하다
이런 점에서 신한은행의 행보는 한국 금융권에서 주목할 만한 모범 사례다.
신한은행은 최근 10년간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 127조 원 규모의 기술금융을 공급해 왔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담보나 보증 중심의 관행에서 벗어나, 기술 경쟁력·사업성·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금을 공급해 왔다는 의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뿐 아니라, 한국 산업을 떠받쳐 온 중소 제조업과 뿌리 산업 전반이 그 대상이었다.
특히 신한은행은 "기술신용평가(TCB)"를 적극 활용해, 담보가 부족하더라도 기술력만으로 금융 접근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바꿨다. 이는 일본·대만식 기술금융 철학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더 나아가 신한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총 11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93조~98조 원이 생산적 금융에 배정돼 있으며, 반도체·에너지·지역 인프라 등 국가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파이낸싱도 이미 가동 중이다.
이는 금융이 “할 수 있는 만큼 돕는 수준”을 넘어,산업 정책의 실행 주체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금융은 중립이 아니라 선택이다
금융은 늘 중립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항상 선택을 한다.담보가 확실한 곳에 돈을 빌려줄 것인가,
아니면 기술과 미래 가능성에 투자할 것인가.
전자는 쉽고 안전하다.후자는 어렵고 책임이 따른다.
그러나 일본과 대만이 증명했듯,기술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선택이 결국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 결론
금융이 이익을 내는 것은 죄가 아니다.그러나 이익만 내는 금융은 존경받지 못한다.
중소기업이 기술로 생존해야 하는 시대다.그리고 그 기술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금융의 역할이다.
신한은행의 127조 원 기술금융은 가능성을 보여줬다.이제 필요한 것은 금융권 전체의 방향 전환이다.
산타뉴스는 바란다.
한국에도 일본과 대만처럼 작지만 강한, 세계가 찾는 기술 중소기업이 수없이 탄생하길.
그리고 금융이 그 곁에서 이익을 넘어 국가와 사회의 미래에 투자하는 산타가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