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들에게 쓰이길”…고(故) 윤인수 씨, 평생 모은 5억여 원 충북대병원에 남기고 떠나다

고(故) 윤인수(56) 씨의 유족이 2월 19일 충북대학교병원을 찾아 고인이 남긴 재산 5억 400여만 원을 기부했다.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에 거주하던 윤 씨는 지난해 11월 별세했으며, 생전 “아픈 환자들을 위해 써달라”는 유언에 따라 전 재산을 지역 의료 발전 기금으로 남겼다.
이번 기부는 개인 유산 전액을 공공의료기관에 환원한 사례로,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 성실한 삶, 그리고 마지막 선택
윤 씨는 1970년 5월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에서 태어났다. 가정 형편으로 상급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자동차 수리와 페인트 작업 등 현장에서 생계를 이어갔다.
꾸준한 노동과 절약으로 재산을 모았다. 유족에 따르면 그는 자가를 마련할 수 있는 형편이었지만, 사망 직전까지 작은 원룸을 임차해 살 만큼 검소한 삶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4년 4월, 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항암 및 약물 치료를 이어갔으나, 치료 불가 소견을 받은 뒤 고향 청주로 돌아왔다.
청주의료원 1인실에서 투병하던 그는 가족에게 전 재산 사회 환원을 당부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18일 세상을 떠났다.
■ 기부 개요
*기부자: 고 윤인수 씨
*기부 일시: 2026년 2월 19일(유족 전달)
*기부 금액: 5억 400여만 원
*수혜 기관: 충북대학교병원
*사용 목적: 환자 인프라 구축 및 지역 의료 서비스 질 향상
충북대병원은 해당 기부금을 발전기금으로 편성해 환자 진료 환경 개선과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동생의 뜻이 잘 전달되길”
유족들은 “동생은 사치를 부리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검소하게 살았다”며 “병원 1인실에서 190일간 치료받고, 한 달 반가량 간병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 그가 누린 마지막 여유였다”고 전했다.
이어 “평생 어렵게 일해 모은 돈이 지역의 아픈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 개인 기부의 의미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와 공공의료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시설·장비 확충과 취약계층 지원에는 민간 기부가 중요한 재원으로 작용한다.
윤 씨의 기부는 거창한 기업 후원이 아닌, 한 개인의 노동과 절약이 만든 결실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투병 경험이 기부 동기가 됐고, 목적 또한 ‘지역 환자’로 구체화돼 있다.
이는 개인 유산 기부가 지역 의료 생태계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윤인수 씨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삶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 정리는 사적인 유산이 아닌, 공공을 향한 선택으로 남았다.
그가 남긴 5억 원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통을 겪어본 한 사람이 다른 환자의 시간을 덜어주고자 남긴 결단이기 때문이다.
조용한 이름 하나가, 지역 의료 현장에 오래 기억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