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사, 한복 입고 한국어 연설…

한국에 주재 중인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자국의 건국기념일을 맞아 특별한 선택을 했다. 지난달 2일 서울 용산구 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가토 대사는 이탈리아 국기 색상을 형상화한 한복을 입고 전 과정을 한국어로 진행한 연설을 선보이며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탈리아 공화국 수립을 기념하는 이날 행사에서 가토 대사는 “이탈리아와 한국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나라”라며 “우리는 기술과 역사, 문화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어를 통해 한국 사회와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며, 자발적으로 전 연설을 한국어로 준비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착용한 한복은 흰색 저고리를 바탕으로 초록색 소매와 붉은 치마로 구성되어 이탈리아 삼색기를 떠올리게 했다. 한복은 단순한 패션을 넘어, “양국 간의 우정을 상징하고 싶었다”는 의미가 담겼다.

행사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세종대왕의 업적에 감명을 받았다”며 한글의 창제에 대한 깊은 존경심도 드러냈다. 그는 “문자를 창조한 개인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한국의 문화적 깊이는 아직 세계에 모두 소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토 대사는 “이탈리아는 예술과 유산은 잘 알려졌지만, 기술국가로서의 면모는 덜 알려져 있다”며 “한국과 이탈리아가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고 보완하는 좋은 파트너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모습이 소개된 유튜브 영상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되며 “문화적 감수성이 느껴진다”, “한복을 이탈리아 국기로 재해석한 발상이 인상 깊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