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주사 한 번에 달라진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 열풍의 명과 암
비만 치료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식단 조절과 운동, 의지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비만이
이제는 ‘약물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주 1회 주사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있다.
두 약물은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국내에서도 의료 현장과 소비자 인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10kg이 빠졌어요’ — 체험자들이 말하는 변화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6개월 전 병원을 통해 위고비 처방을 받았다. ‘평생 다이어트를 반복했지만 항상 요요가 왔다’며 ‘식욕 자체가 줄어든다는 느낌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A씨는 6개월 만에 체중 11kg을 감량했고, 혈압과 공복혈당 수치도 함께 개선됐다.
30대 여성 B씨는 마운자로를 선택했다. ‘주변에서 효과가 더 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처음엔 메스꺼움이 있었지만 2~3주 지나니 적응됐다’고 말했다.
그는 ‘체중이 줄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외식 후에도 예전처럼 폭식하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치료 경험자들 사이에서는 ‘식욕 조절이 가능해졌다’, ‘다이어트 실패의 굴레에서 벗어났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체중 감량이 외모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왜 이렇게 잘 빠질까?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로,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춘다.
마운자로는 여기에 더해 GIP 수용체까지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 기전으로, 임상시험에서 평균 체중 감소 폭이 더 컸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 약물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 개선 효과까지 함께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만을 미용 목적이 아닌 치료 대상 질환으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기적의 약은 아니다 — 관리가 핵심
전문가들은 열풍 이면의 한계도 분명히 짚는다. 내분비내과 전문의 김모 교수는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분명 획기적인 약물이지만, 약을 중단하면 식욕이 다시 증가해 체중이 재상승하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메스꺼움, 구토, 설사 같은 위장관 부작용이 흔하며 갑상선 질환이나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약을 끊자 요요가 왔다’, ‘장기 사용에 대한 불안이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의료계에서는 무분별한 처방과 ‘미용 다이어트’식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만학회 관계자는 ‘체질량지수(BMI), 동반 질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료진 관리하에 사용해야 한다. 식습관 교정과 운동이 병행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의 새 기준 — 사회적 논의는 이제 시작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등장은 비만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의지의 문제’라는 낙인을 벗고, 만성질환으로서 치료와 관리의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약물 접근성, 고가의 비용, 장기 안전성, 보험 적용 여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전문가들은 ‘이 약들이 비만 치료의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개인과 사회가 함께 비만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성숙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사 한 번으로 시작된 변화는 이제 우리 사회가 비만과 건강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