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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탕찌게
산타뉴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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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살자

명절 뒤끝엔 남은 음식 때려넣고 끓인 류근표 잡탕찌개가 갑이지요. 제 주특기입니다.
사진이 별로 맛나게 나오지 않았지만 남부럽잖게 맛난 거 맞습니다.
모아가 쫌만 달라고 막 울어요.
어제는 참 좋은 형님 문병을 가서... 손만 가만히 잡아 주고 왔는데, 병실 밖을 나서는 순간 눈물이 쏟아져서 한참을 벽 앞에서 울었습니다. 죽어가는 모습... 이제 살아서 다시는 못 볼 수도 있겠구나 싶은 예감이 아프게 가슴을 어루만졌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살기도 어렵고 죽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사는 것도 귀하고 죽는 것도 귀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더 많은 돈,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욕망에 휘둘리다가 결국 아무것도 잡은 것 없는 손으로 떠나야 할까요? 그게 우리가 사람으로 태어난 뜻일까요?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꿈을 꾸고,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예술을 향유하고, 좋은 사랑을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산책을 하고...
천천히 고요하고 착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맑고 밝고 바르고 곧고 향기롭게 살아야겠어요.
저 잡탕찌개...
비록 이름은 '잡탕'일지 몰라도 하나 하나 소중하고 귀한 재료들이지요.
우리 또한 하느님 보시기에 하나 하나 다 소중하고 어여쁘고 귀한 존재들일 겁니다.
문병 다녀와서 잡탕처럼 생각이 많아진 탓에 공연히 진지해진 목요일입니다.
진지하면 반칙인데...
남은 연휴, 부디 평화롭고 고요하시길 빕니다.
저는 오늘도 모아랑 한강변을 걸을 겁니다.
류 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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