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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인테리어 시공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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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려가 이웃을 지킨다
인테리어 공사가 누군가의 삶을 개선하는 동안 다른 누군가의 삶을 침해하지 않도록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 집 고치기가 이웃 갈등으로 번질 때


 

도심 아파트 단지에서 인테리어 공사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입주와 이사, 노후 주거의 리모델링 수요가 늘면서 망치 소리와 드릴 소음, 공사 차량이 일상이 됐다. 

그러나 이 ‘집 고치기’는 종종 이웃 간 갈등의 도화선이 된다. 단기간의 불편을 넘어 장기적 감정 대립으로까지 확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갈등의 전형은 소음과 분진에서 시작된다. 평일 낮 시간에 허용된 공사라 해도 재택근무나 영유아·노약자가 있는 가정에는 큰 스트레스다. 

엘리베이터와 복도에 쌓이는 자재, 비닐로 제대로 차단되지 않은 분진은 위생 문제로 번진다. 

 

공사 시간 준수 여부를 두고 주민과 시공사, 관리사무소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상황도 흔하다. 일부 단지에서는 사전 고지 없이 공사가 시작돼 항의가 폭주하거나, 주말·야간 공사로 민원이 폭발하기도 한다.


문제는 제도와 현실의 간극이다. 공동주택 관리 규약에는 공사 시간과 절차가 명시돼 있지만, 현장 관리가 느슨하면 규정은 종이 위 문장에 그친다. 

 

시공사의 숙련도와 매너도 편차가 크다. 방음·방진 조치가 미흡하거나, 주민 응대가 거칠어 갈등이 증폭된다. 관리사무소 역시 중재 권한과 인력이 부족해 실효적 조치를 내리기 어렵다.

 

현실적 대안은 사전 예방과 현장 관리에 있다. 우선 공사 전 충분한 사전 고지가 필수다. 

공사 일정·내용·연락처를 엘리베이터 게시판과 모바일 앱으로 투명하게 공유하면 주민의 수용성이 높아진다. 

 

둘째, 시간 관리의 엄격한 적용이다. 

점심시간 무소음 운영, 소음이 큰 공정의 시간대 분산 등 세부 가이드가 필요하다. 

 

셋째, 표준화된 방음·방진 매뉴얼 도입이다. 공용부 보호재 설치, 분진 차단막, 청소 주기 의무화는 갈등을 크게 줄인다.

 

관리사무소의 역할 강화도 중요하다. 공사 등록제와 보증금 제도를 통해 규정 위반 시 즉각 제재가 가능해야 한다. 

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공사 중재 창구를 상시 운영하면 감정 대립을 제도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시공사 역시 주민 응대 교육을 의무화해 현장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파트는 사적 공간이 모여 공적 질서를 이루는 생활 공동체다. 

인테리어 공사가 누군가의 삶을 개선하는 동안 다른 누군가의 일상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규정의 엄격함과 배려의 문화가 함께 작동할 때, 공사는 갈등이 아닌 공존의 과정이 될 수 있다.


 


 

유상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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