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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생각한다

산타뉴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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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청소년 대학생 문해력 심각하다

“읽지만 이해하지 못한다”… 청소년·대학생 문해력 적신호

 

한글날을 맞아 우리 사회의 문해력(文解力) 위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 중심의 소통 문화가 확산되면서, 글을 ‘읽을 수는 있지만 이해하지는 못하는’ 청소년과 대학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 문해력, ‘읽기’에서 ‘이해’로의 단절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024년 실시한 「전국 학력평가 분석」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비판적 문해력 평균 점수는 2018년 대비 12% 감소,   •대학생 중 전공 교재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4.6%에 불과했다.

특히 SNS, 유튜브, 짧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긴 글이나 논리적 문장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교 2학년 김민서(21) 씨는 “기사나 논문을 읽을 때 문장은 알겠는데 글의 핵심이 뭔지 잡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 예시: 단어는 아는데 문맥은 모른다

 

실제 교실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자주 나타난다.
국어 교사 박지현 씨는 “학생들에게 신문 사설을 읽히면 ‘어려운 한자어나 문장이 많아서 모르겠다’고 말한다”며 “문장의 의미를 추론하거나 비유적 표현을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리서치가 2023년 전국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뉴스 기사 내용을 끝까지 읽지 않는다’는 응답이 63%,   •’글의 주제보다 댓글 반응을 먼저 본다’는 응답이 52%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 집중력 저하와 사고력 약화로 이어지는 심각한 교육적 문제로 분석된다.

 

■ 문해력 저하의 원인

 

전문가들은 문해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1.디지털 미디어 중심의 정보 소비,
  2.독서량 감소,
  3.주입식 교육 구조를 꼽는다.

 

서울대 교육학과 이현우 교수는 “문해력은 언어 감각뿐 아니라 사고력, 문제 해결력과 직결된다”며 “요즘 학생들은 정보는 빠르게 접하지만 깊이 있게 이해하거나 재구성하는 훈련이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 해결 방안

 

‘읽기’에서 ‘생각하기’로 정부와 학교, 가정이 함께 문해력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교육과정 개선
  • 학교 수업에서 단순 독해를 넘어 ‘비판적 읽기’와 ‘토론형 글쓰기’를 확대해야 한다.
  • 2026년부터 시행 예정인 국어과 개정 교육과정에도 ‘비판적 사고 중심 읽기’가 포함될 예정이다.


  2.독서 환경 조성
  •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학교 독서 주간’과 지역 도서관 프로그램 확대.
  • 대학에서는 전공별 ‘읽기 세미나’ 운영을 통해 전공 텍스트 해석 훈련 강화.


  3.디지털 문해력 교육
  • 인터넷 뉴스, SNS 게시물 등을 대상으로 ‘진위 판별 훈련’을 실시해 정보 해석 능력 향상.
  • 교육부는 2025년부터 ‘디지털 리터러시 인증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 전문가의 한마디

 

문해력 연구소 소장 정유진 박사는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문자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면 의미가 퇴색된다”며 “읽고, 생각하고, 쓰는 힘을 다시 길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류재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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