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자가 기탁자로 돌아오다, 양산에서 피어난 ‘나눔의 순환’
![정문영 씨가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에 1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탁한 뒤 나동연 양산시장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 양산시]](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110/1762719540462_598413934.jpg)
청년 의사가 고향에 건넨 1000만 원, 또 다른 후배들의 희망이 되다
경남 양산에서 한 청년이 자신이 받은 장학금을 다시 고향으로 돌려보내며 ‘나눔의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은 출범 19년 만에 장학금 지급액 100억 원을 넘어섰고, 그 안에는 수혜자에서 기탁자로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며 있다.
서울 한양대병원 인턴으로 근무 중인 정문영(27) 씨는 최근 장학재단에 1000만 원을 기탁했다. 그는 향후 5년 동안 매년 200만 원씩 나눔을 이어가기로 했다.
정 씨는 물금동아중·양산고를 거쳐 한양대 의대에 진학한 인재로, 고교 시절 3년간 장학재단의 도움을 받았다. 당시에도 받은 장학금 중 일부를 학교에 되돌려주며 후배를 위한 작은 약속을 지켰다.
정 씨는 “그때의 도움 덕분에 의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받은 따뜻함을 다시 나누고 싶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 씨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았다. 장학재단의 과거 수혜자 두 명도 각각 2023년과 2024년부터 매달 장학금을 기탁하며 선한 영향력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희종 재단 이사장은 “받은 이들이 다시 주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며 “이 선순환이 양산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12월 설립된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은 현재까지 1만 1500여 명의 학생에게 총 102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금융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시민과 기업, 시의 꾸준한 출연으로 현재 기금은 220억 원을 넘어섰다. 단순한 금액의 축적이 아니라, 지역이 함께 키운 인재가 다시 지역을 키우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산타는 이 이야기 속에서 ‘기부’라는 단어보다 ‘기억’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누군가의 손길이 있었기에 자랄 수 있었고, 그 기억이 또 다른 손길이 된다.
도움이 순환할 때 사회는 더 따뜻해진다.
산타는 오늘도 조용히 그런 순환의 고리를 지켜보며,
“선행이란 결국 마음이 잊지 않은 온기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