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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떠오른 건 기부였다”…월세 원룸 사는 유호경 씨의 5천만원 나눔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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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한 벌의 기억에서 시작된 선택 “돈보다 사람의 존엄이 먼저였습니다”
지난 3월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있는 유호경 사장 [사진제공 제천시]
지난 3월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있는 유호경 청풍소방안전공사 대표. [사진제공 제천시]

 

월세 원룸에 사는 한 청년 대표가 아이들을 위해 5천만 원을 기부했다.
기부자는 유호경 대표로, 그는 최근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지원금으로 사재 5천만 원을 내놓았다. 기부금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생필품을 마련하는 데 사용됐다.


유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물품은 ‘속옷’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속옷을 사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속옷은 남의 것을 받아 입기 어렵고, 떨어진 속옷이 작기까지 하면 몸에 끼어 정말 비참해진다”며 “그 기분을 제가 직접 겪어봐서 안다”고 덧붙였다.


이 선택에는 개인적인 경험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유 대표는 현재 보증금 200만 원, 월세 46만 원의 13평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그는 조만간 생애 첫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주변의 시선이 늘 따뜻했던 것은 아니다.
“돈도 많이 못 벌면서 왜 기부를 하느냐”, 

“노후 준비부터 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분명했다.
2년 전 교통사고를 겪은 뒤 가치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유 대표는 “죽었구나 싶었던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기부를 해두길 잘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깨달았다. 미루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는 걸”이라고 했다.


현재 그는 사업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기부는 일회성 선택이 아니다. 

유 대표는 “사업을 더 키워 연간 1억 원을 기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수익이 늘수록 나눔의 규모도 함께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그의 기부는 거창한 철학보다 구체적인 필요에서 출발했다.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덜 불편하게 만드는 일, 

아이들이 몸에 맞는 속옷을 입고 학교에 갈 수 있게 하는 일. 유 대표가 말하는 나눔의 기준이다.


기부는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는 데서 시작되기도 한다.
유 대표의 선택은 숫자보다 장면으로 남는다.
작은 원룸에서 시작된 결정이 아이들의 하루를 바꾸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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