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면 장학금 드립니다”… 권준하 회장, KAIST에 5억 기부

KAIST 학생들이 등산을 통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권준하 신익산화물터미널 회장이 최근 KAIST에 원금 보존형 유언대용신탁 5억원을 맡기며 ‘미산 등산 장학금’ 조성을 결정한 것이다. KAIST는 12일 “해당 기금은 매년 약 1억원의 안정적 수익이 발생해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장학 기금은 KAIST에서 처음 마련되는 ‘원금 보존형 펀드 기반 장학금’이다. 원금은 건드리지 않고 발생한 수익만 학생 지원에 쓰는 구조로, 장기적·지속적 지원이 장점이다. 장학금 명칭 ‘미산’은 권 회장 부친의 호에서 따왔다.

장학금 지급 방식은 이색적이다. 학교가 지정한 인증 앱을 통해 산행을 완료한 학생에게 지급된다.
연간 7회 완등 시 70만원, 4~6회 산행 시 3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매년 약 150명 안팎의 학생이 혜택을 받는다. 

권 회장은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체력뿐 아니라 자기 조절력과 성취감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30년 이상 장기 간접 투자로 자산을 운용해온 투자·경영 전문가다. 서울대·숙명여대·원광대병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누적 111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지난 5월에도 서울대에 5억원을 기부해 ‘미산 지덕체 장학금’을 만든 바 있다.

KAIST 측은 “학생 복지에 장기적으로 기여하는 새로운 유형의 기부 모델”이라며 “단순한 금전 지원을 넘어 건강한 대학 문화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용한 산행처럼 꾸준한 마음이 모이면 큰 길이 열린다.
권준하 회장의 기부는 학생들에게 ‘더 건강하게 배우는 법’을 알려주는 손길이 됐다.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산처럼, 장학금 역시 열린 기회로 남는다.
힘든 오르막 뒤에 나타나는 짧은 정상의 풍경처럼,학생들의 노력도 이런 작은 격려 속에서 더 단단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