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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한니발 렉터, 88세에 첫 음반 냈다…수익은 베네수엘라로, 앤서니 홉킨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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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곡 12곡 담은 첫 관현악 앨범 ‘라이프 이즈 어 드림’ 발매

 

두다멜·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참여, 수익금 일부 UNDP 통해 베네수엘라 주민 구호에 기부

 

필립 앤서니 홉킨스 경(영어: Sir Philip Anthony Hopkins, CBE, 1937년 12월 31일 ~ )은 웨일스의 배우이다.[사진제공 나무위키]
필립 앤서니 홉킨스 경(영어: Sir Philip Anthony Hopkins, CBE, 1937년 12월 31일 ~ )은 웨일스의 배우이다.  [사진제공 나무위키]

배우 앤서니 홉킨스가 88세에 평생 써온 음악을 한 장의 음반에 담았다. 홉킨스는 자작곡 12곡으로 구성한 첫 관현악 앨범 ‘라이프 이즈 어 드림(Life Is a Dream)’을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데카를 통해 발매하고, 판매 수익금 일부를 베네수엘라 주민 구호를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에 기부하기로 했다.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홉킨스지만, 음악은 배우가 되기 전부터 그의 삶에 자리하고 있었다. 네 살 때 피아노를 접했고 여섯 살부터 즉흥 연주를 시작했다.


이번 음반에는 그렇게 오랜 세월 쌓인 기억과 선율이 담겼다. 1963년 리버풀 플레이하우스 무대 뒤 피아노에서 떠올린 선율은 수십 년을 지나 ‘브랙컨 로드(Bracken Road)’라는 관현악곡이 됐다. 고향 웨일스와 어린 시절을 담은 ‘마이 파더랜드(My Fatherland)’도 수록됐다.


홉킨스는 정식으로 작곡을 공부하지 않았다. 대신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와 오래된 기억을 따라 곡을 썼다. 배우로 활동하는 동안에도 피아노 앞에서 곡을 만들었고, 영화 ‘어거스트’, ‘슬립스트림’, ‘엘리제’ 등에는 직접 작곡가로 참여했다.


오랫동안 개인적인 작업으로 남아 있던 음악은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을 만나 관현악으로 완성됐다.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이 녹음에 참여했으며, 앨범은 발매 후 영국 오피셜 차트 클래식 부문 주간 1위에 올랐다.


음악으로 맺어진 두 사람의 인연은 기부로도 연결됐다. 홉킨스는 음반 판매 수익금 일부를 두다멜의 고국인 베네수엘라 주민들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 기부금은 UNDP를 통해 현지 구호에 사용될 예정이다.


앨범 제목 ‘라이프 이즈 어 드림’은 스페인 극작가 페드로 칼데론 데 라 바르카의 희곡 제목에서 가져왔다. 홉킨스는 자신의 삶과 오랜 기억을 돌아보며 이번 음반을 삶에 바치는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다.


첫 음반을 완성했지만 그의 작곡은 끝나지 않았다. 홉킨스는 최근에도 즉흥적으로 새로운 곡을 만들고 있으며 이를 관현악곡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영화음악을 직접 작곡해 보고 싶다는 새로운 계획도 갖고 있다.


네 살에 처음 건반을 만진 소년이 여든여덟 살에 자신의 이름을 건 첫 관현악 음반을 세상에 내놓았다. 60여 년을 품어온 선율은 이제 공연장을 넘어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삶에도 닿게 됐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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