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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혼자 두고 갈 수 없어서”…폐지 손수레 40분 밀다 막차 놓친 진주 여중생 2명

성연주 기자
입력
진주 평거동서 폐지 수레 끌던 어르신 발견해 고물상까지 동행…마지막 버스 놓쳐 친구 집에서 하룻밤
[사진제공 스레드 @noromellon 사진 캡처]
[사진제공 스레드 @noromellon 사진 캡처]

경남 진주의 여자중학교 학생 2명이 지난 20일 오후 진주시 평거동에서 폐지를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가던 어르신을 발견하고 약 40분 동안 고물상까지 함께 수레를 밀었다. 학생들은 어르신을 돕느라 집으로 가는 마지막 시내버스까지 놓쳤다.


학생들이 길에서 마주친 손수레에는 박스와 폐지가 사람 키보다 높게 쌓여 있었다. 식사도 하지 못한 채 수레를 끌던 어르신의 걸음은 더뎠다. 혼자 이동하면 고물상까지 약 1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학생들은 그대로 지나치지 않았다. 수레 뒤로 다가가 힘을 보탰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하나둘 합류했다. 누군가는 뒤에서 밀고, 다른 사람은 옆에서 수레가 기울지 않도록 잡았다. 여러 사람의 손이 붙으면서 고물상까지 가는 시간은 20분 이상 줄었다.


학생들은 어르신에게 편의점 간식을 건네려 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학생은 이후 댓글을 통해 동생과 길을 가던 중 할아버지가 걷는 모습이 너무 힘겨워 보여 자연스럽게 다가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주민이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에는 그날의 모습이 그대로 남았다. 높이 쌓인 폐지 더미 곁에서 학생들이 수레를 밀고, 손잡이를 고쳐 잡으며 어르신과 함께 길을 걷는 장면이다.


40분가량의 동행 끝에 수레는 고물상에 도착했다. 그 사이 학생들이 타야 할 마지막 버스는 이미 정류장을 지나간 뒤였다. 귀가할 수 없게 된 학생은 결국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고물상에 도착한 어르신은 장갑을 낀 학생들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긴 말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힘겨웠던 길을 끝까지 함께 걸어준 마음은 그 손끝에 충분히 전해졌다.

 

평범했던 두 학생의 귀갓길은 그렇게 한 어르신의 멀고 무거운 길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드린 길이 됐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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