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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삶을 사랑하라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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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내공은 역경 속에서 자란다
언젠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알게 될 것이다. 그 때의 역경은 나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늘의 나를 빚고 있었다는 것을.

인생의 내공은 역경에서 길러진다 — 편안한 길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인생의 힘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비가 내린다. 아무리 애써도 한 걸음 나아갈 수 없고, 믿었던 일이 어긋나며, 영원히 곁에 있을 것 같던 사람이 떠나는 순간도 찾아온다. 그때는 삶 전체가 무너진 듯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면 알게 된다. 우리를 가장 깊이 성장시킨 것은 햇살처럼 평온했던 날들이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던 어둠 속에서 견뎌낸 시간들이었다는 것을…….

 

내공은 역경 속에서 자란다

 

온실의 나무는 바람을 모르지만 들판의 나무는 비바람을 견디며 뿌리를 깊이 내린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시련은 우리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아 가지만 그 빈자리에는 인내와 겸손, 그리고 타인의 아픔을 헤아리는 마음을 남긴다. 상처 난 자리마다 삶은 조용히 깊어진다.

 

젊을 때는 성공이 사람을 만든다고 믿기 쉽다. 더 많이 갖고, 더 높이 오르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의 고개를 몇 번 넘고 나면 다른 진실이 보인다. 넘어지지 않은 사람이 강한 것이 아니라,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선 사람이 강하다.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단단한 것이 아니라, 눈물을 닦은 뒤에도 세상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깊다.

 

사람의 진짜 이력은 화려한 기록에만 남지 않는다. 실패 앞에서 누구를 원망하지 않았는지, 힘든 순간에도 품위를 지켰는지,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켰는지, 그리고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의 손을 잡아주었는지에 드러난다. 인생의 깊이는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견디고 얼마나 따뜻하게 돌아왔는지로 드러난다.

 

물론 고통이 저절로 사람을 깊게 하지는 않는다. 아픔은 원망으로 굳어질 수도 있고, 상처는 마음을 닫는 벽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상처를 타인을 이해하는 창으로 바꾼다면 고난은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나를 넘어뜨린 돌부리가 훗날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힘겹다고 해서 인생이 뒤처졌다고 생각하지 말자. 어쩌면 지금의 멈춤은 앞으로의 세월을 견딜 뿌리를 내리는 시간일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뿌리가 자라는 동안, 나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꽃은 햇살 속에서 피지만 뿌리는 어둠 속에서 자란다. 사람도 그렇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시간, 혼자 삼킨 눈물, 포기하고 싶었지만 끝내 버틴 밤들이 차곡차곡 쌓여 우리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된다. 바람이 불 때마다 꺾이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람이 된다.

 

언젠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알게 될 것이다.

그때의 역경은 나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늘의 나를 빚고 있었다는 것을.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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