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외국인에 국내선 항공권 무료 제공
![태국 치앙라이에 위치한 왓롱쿤(화이트 템플) [퍼블릭 도메인]](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0824/1755964915850_591672015.jpg)
태국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부진한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전 세계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제선을 통해 태국에 입국하면 국내선 항공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른바 ‘국내선 무료 항공권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7억 밧 투입, 최대 20만 명 혜택 예상
싸라웡 티안텅 태국 관광체육부 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7억 밧(약 3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내각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이 예산으로 약 2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무료 항공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편도 1750밧(약 7만 5천 원), 왕복 3500밧 상당의 국내선 항공권을 무상 배포한다. 이 항공권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도시, 유명 휴양지, 지방의 주요 관광지 등으로 이동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88억 밧 직접 수입, 218억 밧 경제효과”
태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항공 지원책에 그치지 않고 국가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객의 숙박·교통·식음료 지출을 포함하면 약 88억 1천만 밧(한화 3,770억 원)의 직접 수입, 더 나아가 218억 밧(9,330억 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청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수도 방콕이나 푸껫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방 도시로 이동하게 유도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일본이 실시했던 ‘국내선 무료 캠페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 위기 배경- 중국 관광객 감소·국경 분쟁
태국 관광산업은 올해 들어 잇단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약 33% 감소했다. 이는 미얀마·캄보디아 일대에서 발생한 불법 조직의 납치·사기 사건 여파로 중국 내 여행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달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대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해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동부 지역의 호텔 예약이 대거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관광당국은 이에 따라 올해 외국인 관광객 전망치를 기존 3700만 명에서 3300만 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3,990만 명보다 여전히 약 17% 적은 수준이다.
가상화폐 결제 등 다양한 대책 병행
태국 정부는 항공권 무료 제공 외에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외국인이 보유한 가상화폐를 태국 바트화로 환전해 현지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젊은 세대와 디지털 친화적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관광 대국 부활 시험대
관광산업은 태국 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사건·사고와 불안 요인으로 위축되며 국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번 ‘국내선 무료 항공권 프로젝트’는 단순한 여행 지원책이 아니라 태국 경제 회복을 위한 시험대이자, 관광 대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안전 신뢰 회복과 지역 다변화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태국은 다시 세계적인 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