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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 영화배우 한지일

류재근 기자
입력
함께하는 세상, 한결같은 봉사의 길
종로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영화배우협회 회원들과 함께 점심시간 봉사    /      페이스북 사진

 

배우 한지일 씨, ‘빛나는 배우에서 따뜻한 

동행으로’

 

— 연기 인생과 더불어 이어온 55년 

     봉사의 발자취 —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걸을 수 있는 날까지 이 길을 걸어갈 겁니다.’

7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지일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봉사의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배우로서 스크린 앞에 섰던 그는 이제는 꽤 먼 길을 걸어온 봉사의 인생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 연기 인생의 출발과 변곡점

 

1947년 12월에 태어난 한지일(본명 한정환) 씨는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후, 1970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어 1973년 영화 『바람아 구름아』로 본격 배우 활동을 시작하며 스크린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코미디프로그램을 거치며 풀타임 배우의 길을 걸었다.

연기 외에도 기업가로서 비디오 회사 ‘한시네마타운’ 사장을 맡는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화려함 뒤편에는 사업 실패·우울증 고백 등 어두운 시간들도 존재했다. 최근 그는 SNS를 통해 ‘우울증, 정말 무서운 병’이라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 봉사의 씨앗, 그리고 55년간의 여정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불우이웃돕기, 국군장병 위문품 보내기 등의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졌고, 연예계에 들어와서도 그 마음을 이어왔다.’
한지일 씨 스스로 밝혔듯이 봉사의 출발은 그리 드라마틱하지 않았지만 꾸준했다.  

그가 봉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배우 동료 및 단체와의 협업이었다. 
현재 그는 한국영화배우협회 봉사위원장을 맡아 정기적으로 노인정 방문, 무료 급식, 환경정화 활동 등을 진행 중이다. 

 

2022년에는 설 명절 음식 봉사에서 생선전·버섯전·동그랑땡·잡채·떡만두국·고사리나물 등을 준비해 어르신들께 직접 대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작은 마음을 전한다’는 말과 함께였다.  

2024년 8월에는 노원구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 100여명을 초대해 삼계탕을 대접하며, 쓰러질 때까지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봉사 55년, 믿을 수 없는 기나긴 세월이 지나면서 벌써 제 나이 77세라는 걸 잊고 살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 다양한 봉사 영역과 실천

 

한지일 씨의 봉사 활동은 단순히 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다음은 그의 주요 실천 분야다.

  1. 노인복지 지원 - 양로원, 요양병원, 노인회관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식사 봉사·위문 공연 등을 펼쳐왔다.
  2. 취약계층 생계 지원 - 여름철 무더위 속 취약 가구 방문, 물품 전달도 이어갔다. 
  3. 환경정화 활동 - 한강공원·마켓 박스 보이 자청 등 환경 캠페인에 직접 참여하며 ‘함께 사는 세상’의 의미를 몸으로 보여줬다. 
  4. 사회공헌 및 시상 - 그의 봉사 활동은 단순히 현장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인식으로도 평가받았다. ‘올해를 빛낸 연예인 대상’ 사회공헌 부문, ‘신지식인상 사회봉사인증상’ 등 다양한 수상이 이를 말해준다.  

 

• 봉사의 신념과 철학

 

한지일 씨는 봉사를 단순한 1회성 행사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내가 쓰러질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고백을 통해 봉사를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걸을 수 있는 날까지 봉사를 이어가겠다’는 말을 통해 몸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라도 꾸준히 그 길을 걸어갈 것을 다짐했다.

그는 봉사를 통해 배우로서의 자기 존재가 보다 의미 있게 확장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스크린 밖에서도 빛나는 인생이 될 수 있음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다.

 


•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물론, 최근 그의 건강·정신적 고충도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우울증을 직접 고백하며 2주간 약속을 펑크 내고 집에만 있었다는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그가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선 스스로의 건강과 마음을 돌보는 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이와 건강의 제약 속에서도 그가 지금까지 50년 이상 이어온 행보는 결코 흔치 않다. 그의 삶은 한 명의 배우가 어떻게 세상과 만나고, 나눔을 통해 어떤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되어 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지일 씨는 현장에 있다.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환우들과 식사를 나누며, 거리의 쓰레기를 한 줌 한 줌 주워 담는다. 그 속에서 그는 말한다.
‘걸을 수 있는 날까지……’

 

그 길이 쉬운 길은 아니지만, 그가 걸어온 길이 곧 수많은 작은 변화로 이어졌다. 
배우 한지일, 그는 오늘도 ‘나눔의 배우’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산타뉴스에서도 세상에 환한 빛을 비추고 있는 그의 봉사와 헌신의 삶을 응원한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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