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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기부 이야기] 딸을 잃은 아버지, 20년간 이어온 장학금의 약속

산타뉴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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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하이테크 김병순 대표
20년전 고인이 된 딸의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오고 있는 김병순 나노하이테크 대표가 올해도 20여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사진 왼쪽에서 네번째 김병순 대표, 다섯번째 이승철 총장.[사진제공 한남대학교]
20년전 고인이 된 딸의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오고 있는 김병순 나노하이테크 대표가 올해도 20여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사진 왼쪽에서 네번째 김병순 대표, 다섯번째 이승철 총장.[사진제공 한남대학교]

20년 전, 희귀병으로 딸을 먼저 떠나보낸 한 아버지가 있다. 하지만 그는 슬픔을 가슴에 묻는 데 그치지 않고, 딸의 이름으로 세상에 따뜻한 길을 열어왔다. 바로 나노하이테크 김병순 대표다.

 

■ 잃어버린 딸, 그러나 꺼지지 않은 약속

 

김병순 대표의 딸 고(故) 김희진 씨는 2005년 한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하지만 희소병인 ‘루푸스’로 인해 꿈을 펼쳐보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했다.
딸의 장례식에서 조의를 표하며 함께 아파해 준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낀 김 대표는, 그때부터 ‘김희진 장학기금’을 조성해 딸의 후배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 20년 동안 이어진 장학금

 

그의 약속은 단 한 번도 끊긴 적이 없었다. 해마다 빠짐없이 학교를 찾아 장학금을 기탁하며, ‘희진이의 이름이 후배들의 배움 속에서 살아있기를’ 바랐다.
올해 역시 그는 한남대를 찾아 2000만 원을 전달했다. 지금까지 누적 기부액은 무려 1억 4200만 원에 달한다.

 

■ 함께 기억하는 자리

 

이번 전달식에는 생전 김희진 학생을 지도했던 배정열 교수와 교수진이 함께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됐다. 김 대표는 “희진이가 떠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며 “앞으로도 딸과의 신의를 지키는 마음으로 기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승철 총장은 “20년간 변함없이 이어온 선행이 큰 울림을 준다”며 “소중한 뜻을 받들어 학생들의 학업과 성장을 위해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 슬픔을 희망으로 바꾼 아버지

 

김 대표의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사랑하는 이를 기억하는 방법’이자 ‘나눔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누군가의 아픔이 또 다른 누군가의 꿈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20년간 한결같이 이어진 한 아버지의 약속.
그의 장학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딸을 향한 그리움이 만들어낸 가장 따뜻한 유산이다.
 

성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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