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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달린 부산의 겨울 풍경 ‘산타버스’, 올겨울 멈춘다

전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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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안전 기준 미충족”… 시민들 “추억 사라져 아쉬워” vs “위험 줄여야”
[사진제공 나무위키]
부산 산타버스.[사진제공 나무위키]

부3산 시민들에게 20년 가까이 겨울의 풍경으로 자리했던 ‘산타버스’와 ‘인형버스’가 이달부터 모두 운행을 멈춘다.


부산시는 최근 두 버스의 외부·내부 장식이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철거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운행되던 산타버스 4대와 인형버스 1대가 모두 중단됐다.

 

산타버스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꾸며온 특별 버스였다.
루돌프 장식이 달린 외관과 조명으로 꾸민 내부는 짧은 출·퇴근길에도 소소한 기쁨을 줬고, 특히 어린이 승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버스를 장식하던 기사들은 “잠시라도 웃게 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시는 자동차관리법령에서 정한 안전 기준을 근거로 들었다.
운행 중 장식물이 떨어질 가능성, 내부 조명으로 인한 화재 위험 등을 주요 사유로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안전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중단 소식에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도시 이미지를 살리는 명물이었다”는 의견과 “장식물로 다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산타버스를 찍어 SNS에 올리던 시민들의 기록은 올해를 끝으로 더는 이어지지 않게 됐다.

 

20년 가까이 부산의 겨울을 밝히던 특별 버스들은 이제 추억 속의 풍경으로 남게 됐다.
‘대중교통’을 넘어 시민들에게 계절의 작은 설렘을 전하던 역할도 자연스럽게 막을 내리게 됐다.
 

 

거리마다 불빛이 늘어나는 계절에,산타버스는 조용히 제자리를 비우게 됐다.
그 빈자리는 누군가의 출근길을 밝혔던 작은 친절로 기억될 것이다.
안전과 즐거움 사이에서 선택은 달라졌지만,그 마음만큼은 오래도록 부산의 겨울을 따뜻하게 채울 것이다.

전미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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