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한 알로 바꾼 퇴근길, 승객들의 미소를 되찾은 사람 정수희 기사

서울 강서구를 운행하는 강서5번 마을버스 기사 정수희 씨의 따뜻한 승객 응대가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퇴근 시간 만원 버스에서 승객 모두에게 사탕을 건네는 모습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에는 인스타그램 계정 '네모탈출연구소'를 통해 '언론쪽에 계신분? 버스기사 제보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올린 시민은 신호 대기 중이던 버스에서 정수희 기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승객들에게 사탕을 하나씩 나눠주는 모습을 담았다.
앞문에서부터 뒷좌석까지 빠짐없이 건네진 작은 사탕 하나에 버스 안 분위기도 달라졌다.
휴대전화를 바라보던 승객들은 고개를 들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고, 무표정했던 퇴근길에는 짧은 웃음이 번졌다.
제보자는 "사탕보다도 먼저 건네진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강서5번 마을버스를 운영하는 대운교통은 정수희 기사가 처음 몇 차례 승객들에게 사탕을 나눠준 뒤 좋은 반응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차원의 행사나 이벤트가 아니라 기사 개인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라는 점도 함께 전했다.
화제가 커지자 정수희 기사도 직접 댓글을 남겼다.
"별일 아닌데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더 친절하게 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욱 잘하겠습니다."
영상 아래에는 정수희 기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경험담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탄 버스에서 사탕과 함께 직접 필사해 코팅한 나태주 시인의 시를 선물받았다며 "지금도 책상 위에 세워두고 매일 읽는다"고 적었다.
미국에 거주 중인 한 이용자는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탄 버스가 정수희 기사의 버스였다며, 출국 전날 건네받은 스카치사탕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대학 시절 정류장에서 먼저 웃으며 맞아주던 기사님의 모습과 사탕, 과자를 챙겨주던 기억을 떠올리며 "노선이 바뀌어 뵙지 못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다시 만나고 싶다"고 남겼다.
매일 반복되는 대중교통은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공간이지만, 때로는 사람을 기억하게 만드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정수희 기사의 사탕은 특별한 선물이 아니었다.
다만 짧은 인사와 함께 건네진 그 작은 손길은 바쁜 하루 끝에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