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정치
사회

청주, 마음이 모여 만든 10억 원의 온기

산타뉴스 유상훈 기자
입력
고향을 향한 사랑이 복지가 되고, 복지가 다시 사랑으로 돌아왔다
[사진제공 청주시청]
[사진제공 청주시청]

한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마을이 따뜻해지고,
그 마을의 온기가 전국으로 번져나간다.

 

충북 청주시가 시행 중인 ‘고향사랑기부제’의 누적 모금액이 10억 원을 돌파했다.
27일 청주시에 따르면 제도 시행 3년 만에 전국 각지에서 10억1487만 원이 답지했다.
2023년 3억192만 원, 2024년 4억8406만 원, 그리고 올해 2억2888만 원.
특히 올해는 아직 두 달이 남은 만큼, 그 온정의 숫자는 더 커질 전망이다.

 

청주로 향한 기부자 1만여 명 중 절반 이상은 30·40대 직장인들이었다.
삶의 터전은 서울과 수도권이지만, 마음의 고향은 여전히 청주를 향하고 있었다.
10만 원 이하의 소액 기부가 전체의 85%를 차지해, 거창하지 않은 손길들이
도시의 복지와 문화, 청소년 지원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처음 마련된 ‘지정기부사업’에서는
청주동물원 수의사가 돌보는 ‘수의료 사각지대 동물 치료 프로젝트’에
1억 원이 넘는 후원이 모였다.
“작은 생명도 지역의 가족입니다.”라는 문구 아래,
전국의 동물사랑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결과다.

 

청주시는 “10만 원 기부자를 대상으로 답례품을 추가 증정하며
기부자와의 신뢰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모아진 기금은 취약계층 돌봄, 청소년 보호·육성, 문화예술 진흥 등
시민 복지에 쓰일 예정이다.

이 제도의 가장 큰 의미는 ‘돌아가는 마음’이다.
누군가에게는 잊힌 고향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따뜻한 두 번째 집이 되어
도시의 발전이 아닌 ‘사람의 성장’을 위한 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주의 이 10억 원은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복지로 변한 기록이다.
도시를 떠났어도 여전히 그곳을 걱정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마음을 실천으로 바꾼 제도—


그곳에 ‘산타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이 글을 읽는 한 사람의 결심이 또 다른 마을의 미소가 된다.
기부는 거창한 선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겨울을 덜 춥게 만드는 작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청주는 그 사실을 증명해낸 도시가 되었다.

유상훈 기자 [email protected]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