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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지 않는 날은 하루도 없다”…이동윤 대회장의 23년 기부 마라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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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환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달린 시간…누적 기부금 10억원 돌파
[사진제공 유튜브 이동윤 뫼과]
[사진제공 유튜브 이동윤 뫼과 캡처]

10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에서 열린 ‘제23회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대회’가 누적 기부금 10억원을 넘어섰다. 

시민 참가비를 모아 소아암 환우 치료비로 전달해온 이 대회는 올해 6500명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3년째 행사를 이끌고 있는 이동윤 조직위원장은 이날도 참가자들 사이를 직접 걸으며 시민들을 맞았다. 의료계 원로이자 외과 전문의인 그는 오래전부터 ‘달리는 의사’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에게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누군가를 살리고, 사회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실천에 가깝다.


이 위원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달리지 않는 날은 하루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수십 년째 매일 달리기를 이어오고 있다. 정장 차림으로 병원까지 뛰어 출퇴근하고, 진료 틈틈이 거리와 시간을 쪼개 몸을 움직인다. 건강한 삶은 결국 사람과 사회를 바꾸는 힘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 철학은 자연스럽게 기부 마라톤으로 이어졌다.


2002년 시작된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대회는 처음 참가자 100명 규모의 작은 행사였다. 참가비 1만원을 모아 환우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운영비 부족과 적자가 반복되며 한때 대회를 이어가지 못할 위기도 있었지만, 이동윤 위원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큰돈이 아니어도 함께 마음을 모으는 일이 중요했다”며 시민 참여형 기부 문화의 의미를 강조해왔다.


대회는 해를 거듭하며 국내 대표 기부 마라톤으로 자리 잡았다. 참가비 전액을 환우 치료비로 지원하고 운영비는 후원으로 충당하는 구조도 꾸준히 유지됐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많은 소아암 환우들이 치료비 지원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동윤 위원장이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 장면은 따로 있다.


초창기 치료 지원을 받았던 어린 환우들이 완치 후 성인이 되어 다시 대회 현장을 찾는 순간이다. 참가자로 돌아와 시민들과 함께 달리는 모습은 이 대회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희망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오래전부터 “운동은 건강수명을 늘리고, 건강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도 건강해진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그래서 그의 마라톤에는 기록 경쟁보다 공동체 정신이 먼저 담긴다.


올해 역대 최대 참가 기록 역시 최근 러닝 문화 확산과 함께 ‘의미 있는 달리기’에 공감한 시민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아시아투데이를 비롯한 후원사들도 대회 초기부터 힘을 보태며 행사를 함께 키워왔다. 이동윤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어려웠던 시절 함께해준 후원이 큰 버팀목이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달리고 있다.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누군가는 기부를 위해, 또 누군가는 희망을 위해 함께 뛰고 있다.


23년 동안 이어진 이 마라톤은 결국 한 사람의 꾸준함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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