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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ARMY로 보는 팬덤 문화 – 제5부

산타뉴스 남철희 편집장
입력
제 5부 - 도대체 팬은 무엇을 위해 열광하는가
 
 

산타뉴스  |  기획연재

 

산타뉴스 남철희 편집장

 

 

제4부에서 우리는 긴 기다림 끝에 다시 일곱 사람이 된 BTS를 만났다.한 사람씩 돌아왔고,

마침내 일곱 사람이 다시 하나의 이름으로 섰다.

BTS.

그리고 그들을 기다린 사람들이 있었다.

ARMY.

그런데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려 한다.사람들은 왜 한 음악 그룹을 이토록 오랫동안 기다렸을까.

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BTS를 만나기 위해 국경을 넘고, 공연을 보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리며,

심지어 그들의 언어인 한국어까지 배우는 것일까.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는 BTS의 음악과 공연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다시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

AI 생성 이미지

 과연 팬은 무엇을 위해 열광하는가.

1. 한 음악 그룹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다

세계적인 스타는 많다.수많은 가수가 있고, 배우가 있고, 스포츠 스타가 있다.

그러나 BTS와 ARMY 사이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조금 다르다.

BTS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음악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노래를 듣고,영상을 보고,공연을 기다리고,멤버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한국어를 배우고,한국이라는 나라와 문화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2026년 조사에서는 69개국의 해외 BTS 팬 381명 가운데 93.4%가 한국어를 공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팬의 사랑이 음악에서 끝나지 않고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 것이다. 한 사람을 좋아했는데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배우게 되었다.

이것은 팬덤이라는 것이 단순한 소비문화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팬심이 문화교류가 된 것이다.

2. “세계 정상들도 BTS를 주목했다.”

BTS의 영향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2022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BTS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BTS는 백악관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포용과 다양성, 반아시아 혐오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세계적인 음악 그룹이 한 나라의 대통령과 만나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한 것이다.

2026년에는 또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BTS를 직접 초청했다. BTS가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대통령을 만났고, 그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약 5만 명이 소칼로 광장에 모였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부부 함께 직접 BTS 공연장에 찾아가 관람하고 응원봉까지 들고 응원하였다. 파리 공연은 첫날만 약 9만2천 명이 모였고, 이는 BTS 단일 공연으로 역대 최대 관객 규모였다.

이러한 사실은 “BTS가 더 이상 한 나라의 대중가수가 아니라 세계 문화의 한 축이 되었다”
는 증거이다.

생각해 보자. 이들의 모임은 정치 집회도 아니었다. 선거 유세도 아니었다. 

정부가 사람들을 동원한 행사도 아니었다.

좋아하는 일곱 사람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스스로 광장에 모였다. 

여기에서 우리는 팬덤의 힘을 본다.

 

3. 정치권력과 팬덤의 힘은 다르다

물론 BTS의 영향력을 정치인의 영향력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의 힘은 제도와 권한에서 나온다. 하지만 팬덤의 힘은 다르다. 자발성에서 나온다.

누군가 명령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좋아하기 때문에 움직인다. 기다리기 때문에 움직인다.

함께하고 싶기 때문에 움직인다. 그래서 팬덤의 힘은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였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이 왜 스스로 그곳까지 왔는가이다.

4. 공연장이 없으면 팬들이 움직인다

BTS의 월드투어를 따라가다 보면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장면을 만나게 된다.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열망이다.공연장이 바뀌면 팬들이 움직인다.

공연 일정이 변경되면 팬들이 정보를 공유한다.

처음 해외공연을 찾는 팬에게 다른 팬들이 길을 알려준다.

누군가는 항공편을 알아보고,누군가는 숙소를 구하고,누군가는 공연장 주변의 정보를 정리해 공유한다.

칠레에서는 BTS 공연장 문제를 놓고 현지 ARMY들이 목소리를 냈고, 결국 산티아고 국립경기장 사용이 승인되는 일까지 있었다.

이런 장면은 팬덤을 단순히 “스타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만 설명하기 어렵게 만든다.

팬들은 때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스스로 조직하고 행동한다.

5. 그런데 왜 한국어까지 배우는가

더 놀라운 것은 언어다. 

BTS를 좋아하는 세계의 팬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처음에는 노래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멤버들의 말을 번역 없이 듣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언어는 문화를 이해하는 문이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의 역사와 음식, 드라마, 사회와 사람들의 삶까지 관심이 넓어진다.

BTS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세계의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아가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한 음악 그룹이 사람들을 한국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것은 대중문화가 가진 새로운 힘이다.

6. 어떤 사람에게 BTS는 ‘희망’이었다

그러나 팬덤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오래 생각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다. 사람들의 삶이다.

요사이 유튜브의 어느 영상에는 더욱 가슴을 울리는 한 팬의 이야기가 나온다.

불치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BTS를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공연장에 가기를 원했다. 그러나 의료진과 가족, 주변에서는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BTS를 만나기 위해 공연장으로 향했다.

“모두 말렸지만, 죽을 각오로 왔어요.” 그 말에는 단순한 팬심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조심해야 한다. BTS가 질병을 치료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콘서트 티켓 하나가 병을 없애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는 있다.

그리고 희망은 때로 사람을 움직인다. 병상에 있던 사람이 일어나고, 집 밖으로 나가고,

누군가를 만나고, 다시 내일을 기다리게 한다. 이것이 음악이 가진 힘이다.

7. 사람은 왜 누군가의 노래에 기대는가

우리 모두에게는 힘든 순간이 있다. 외로운 순간도 있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다.

그때 한 곡의 노래가 마음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나만 이런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BTS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역할을 했던 것은 아닐까. 

그들의 음악에는 꿈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불안도 있었고,상처도 있었고,실패도 있었고,성장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래서 팬들은 BTS의 성공만 사랑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힘들었던 시간까지 함께 사랑했다.

8. 팬은 스타에게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어쩌면 팬이 사랑하는 것은 스타 그 자체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스타를 통해 발견하는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저 사람도 힘들었구나.”“저 사람도 포기하지 않았구나.” “그렇다면 나도 다시 해볼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스타와 팬의 관계는 달라진다. 

 

스타가 팬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팬이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속에 힘을 넣어줄 수 있다.

그래서 팬심은 때로 단순한 열광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다.

9. BTS는 완벽해서 사랑받은 것이 아니다

BTS가 사랑받은 이유를 단순히 성공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그들은 처음부터 세계적인 스타가 아니었다. 작은 회사의 연습장에서 출발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때로는 자신들의 미래를 확신하기 어려운 시간도 있었다. 그런 과정을 팬들이 함께 지켜봤다.

 

그래서 팬들에게 BTS의 성공은 남의 성공이 아니었다. “우리가 함께 여기까지 왔다.”라는 감정이 생겼다.

BTS가 정상에 올라갔을 때 팬들은 자신들이 함께 걸어온 길도 함께 떠올렸을 것이다.

이것이 오랜 팬덤이 갖는 특별한 힘이다.

10. 기다림은 사랑을 깊게 만든다

제3부에서 우리는 “우리는 기다리고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 기다림이 바로 팬덤의 본질을 보여준다.

새로운 음악이 나오지 않는다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각자의 자리에서 BTS의 음악을 계속 듣고,멤버들의 솔로 활동을 응원하고,한 사람씩 돌아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기다림에는 비용이 든다. 시간이 든다. 인내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기다렸다.

왜일까. 

좋아했기 때문이다.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일곱 사람이 만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11. BTS와 ARMY는 서로에게 무엇이 되었는가

BTS가 ARMY에게 힘을 주었다면,  ARMY 역시 BTS에게 힘이 되었다.

BTS가 무대에서 노래하면 ARMY가 응답했다. BTS가 힘든 시간을 지나면 ARMY가 기다렸다.

BTS가 다시 돌아오면 ARMY가 환호했다.  

이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다.

그래서 BTS와 ARMY를 이해하려면 스타와 팬이라는 두 단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어쩌면 더 적절한 표현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12. 사랑은 국경을 넘는다

BTS의 이야기를 보면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사랑에는 번역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BTS를 좋아할 수 있다.

한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이 한국을 사랑하게 될 수도 있다.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다. 

언어가 달라도 같은 순간에 울고 웃을 수 있다.

BTS는 한국에서 출발했지만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국경이 없었다.

그리고 ARMY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연결됐다.

13. 열광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팬은 무엇을 위해 열광하는가. 단순히 유명하기 때문일까.

아니다. 잘생겼기 때문일까.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노래를 잘하기 때문일까.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수년의 기다림과 국경을 넘는 여행, 언어 공부와 기부, 봉사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팬이 열광하는 곳에는 감정적인 연결이 있다.

“이 사람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와 닮았다.”

“이 노래가 나를 이해해 준다.”

“이 사람들의 성장을 내가 함께 지켜봤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바로 여기에서 팬심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14. 그리고 팬심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하나의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사랑은 마음속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행동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좋아하는 가수의 생일을 기념해 기부한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 환경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재난이 발생하면 성금을 모은다.

누군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도움을 보낸다.

 

처음에는 BTS를 좋아해서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BTS와 관계없는 누군가를 돕고 있다. 

이것이 팬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꾸는 지점이다.

15. 팬심은 사랑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사랑은 전염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우면 그 모습을 본 또 다른 사람이 움직인다.

ARMY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기부와 봉사도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나도 해야겠다.” 그 마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열 명이 되고,백 명이 되고,천 명이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수만 명이 함께 움직이고 지구촌을 움직인다.

한 사람의 마음이 공동체의 행동으로 변하는 것이다.

제5부를 마치며

 

이제 우리는 처음의 질문에 조금 가까이 다가왔다.팬은 무엇을 위해 열광하는가.

팬은 단순히 스타를 보기 위해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고, 누군가와 연결되고,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때문에 열광한다. 

그래서 팬심은 생각보다 깊다.그리고 그 깊은 마음은 때로 행동이 된다.

BTS의 노래 한 곡에서 시작된 감동이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마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마침내 수많은 사람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질문이 남는다.

그 사랑은 어떻게 선행이 되는가. 

한 사람의 배려가 어떻게 수천 명, 수만 명의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그리고 스타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떻게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는가.

우리는 다음 이야기에서 그 놀라운 순간을 만나게 된다.

제6부 | 한 사람의 배려가 수만 명의 기부가 되다

지민과 한 소아암 환아의 만남.

그리고 한 사람의 배려가 ARMY의 마음을 움직인 이야기.

팬심이 사랑으로 바뀌고,사랑이 행동이 되는 순간, 팬덤은 비로소 새로운 힘을 갖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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