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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 교회의 뿌리와 크리스마스의 여정

산타뉴스 서정규 기자
입력
1700년 전, 기독교 정체성을 세운 회의
‘Nicaea 2025 Symposium ’ 행사공식  홍보 포스터

325년 터키 이즈닉(옛 니케아)에서 열린 니케아 공의회는 기독교 역사의 전환점이었다.
당시 논쟁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문제였다. 

아리우스파는 “예수는 피조물”이라 주장했지만, 공의회는 이를 배격하고 “성자는 성부와 동일 본질(homoousios)”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지금의 산타클로스인 성 니콜라스가 미라 지역의 주교로서 참석하여 아리우스와 격렬한 논쟁을 벌렸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는 곧 3위일체 신앙의 토대가 되었으며, 교회는 이 고백을 담은 "니케아 신경(Nicene Creed)"을 제정했다. 이 신경은 오늘날에도 전 세계 교회가 함께 고백하는 믿음의 뿌리로 남아 있다.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맞아 터키 이즈닉에서 열린 행사에서, 성직자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700주년, 세계가 함께 기념하다

 

2025년은 니케아 공의회가 열린 지 170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세계 곳곳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과 이즈닉(옛 니케아)

 

올해 5월, 현지에서는 교회 간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가톨릭, 정교회, 아르메니아 교회, 시리아 교회 등 다양한 교파 대표들이 모여 공의회의 역사적 의미와 오늘날의 화해 과제를 논의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Nicaea 2025’라는 이름으로 국제 신학자 포럼, 교리 연구 프로젝트, 문화 프로그램 등을 이어가고 있다.

 

교황청과 정교회

 

프란치스코 교황은 원래 이 기념일에 맞춰 터키 방문을 계획했으나, 2025년 4월 선종으로 불발되었다. 현재는 후임자인 레오 14세 교황이 하반기 중 방문을 추진하며, “니케아의 유산은 교회의 일치와 화합을 위한 기초”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1700주년 기념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동서 교회의 대화와 연합을 다시 모색하는 자리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기원 : 빛의 절기

 

예수의 탄생일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4세기 이후 로마 제국은 태양신 숭배 축일이던 12월 25일 동지절을 예수의 탄생일로 채택했다.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길어지는 날을 “세상에 오신 참빛”과 연결하며, 크리스마스가 교회의 절기로 자리잡았다.

 

성 니콜라스에서 산타클로스로

 

크리스마스의 또 다른 상징은 산타클로스다. 그의 뿌리는 4세기 미라(오늘날 터키 데므레)의 주교였던 성 니콜라스다. 그는 가난한 이웃을 몰래 돕고 선물을 남겼다는 전설로 사랑받았다.

그 전통은 중세 유럽을 거쳐 네덜란드의 "신터클라스(Sinterklaas)"로 이어졌고, 미국에 건너가 ‘Santa Claus’로 정착했다.
19세기 미국의 시와 삽화, 20세기 초기  음료회사의 광고 모델로 활용되던 산타클로스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빨간 옷, 흰 수염, 썰매를 탄 산타 이미지를 확립했다. 

자비로운 주교의 이야기가 전 세계 어린이들의 상징으로 발전한 것이다.
 

3위일체 교리, 오늘의 신앙 고백

 

니케아 공의회의 가장 큰 유산은 3위일체 교리다.

 

성부 하나님

창조와 구원의 계획을 세우신 분

성자 예수 그리스도

성부와 동일 본질의 참 하나님이자 참 인간, 구속을 이루신 분

성령 하나님

교회와 신자 안에서 역사하시며, 성부와 성자와 함께 하나님이신 분


이 세 위격은 구별되지만 본질에 있어 하나라는 선언은, 하나님을 사랑과 관계 그 자체로 이해하게 했고 오늘날까지 기독교 신앙의 중심을 이룬다.

 

1700년의 유산, 오늘의 메시지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은 세 가지 의미를 동시에 전한다.

1. 신학적 의미 : 3위일체 고백의 재확인
2. 역사적 의미 : 교황과 정교회, 다양한 교파의 화해와 대화
3. 문화적 의미 :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 전통으로 이어진 보편적 상징

 

1700년 전의 고백은 지금도 이어지며, 오늘의 인류에게 여전히 어둠 속에서 빛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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