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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육아 휴직 실태 현황

전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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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빠 역할로 문화 바뀌어
                                   자료 고용노동부
아빠의 육아휴직은 단지 남성의 참여 확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육아휴직, ‘엄마의 몫’에서 ‘부모의 권리’로 

 

아빠 육아가 바꾸는 한국의 일상


 

육아휴직 제도는 더 이상 선언적 정책이 아니다.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됐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아빠 육아휴직’의 확산은 한국 육아 문화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고용보험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 사용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고, 그중 남성의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 5% 내외에 머물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이제 두 자릿수에 근접했다. 

여전히 절대다수는 여성 몫이지만, 변화의 방향성만큼은 분명하다. 육아휴직이 엄마의 경력 단절을 전제로 한 제도에서 부모 공동의 돌봄 권리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아빠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아침 등원 준비를 맡고, 낮에는 이유식을 만들며, 저녁에는 아이와 책을 읽는 남성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한 IT기업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은 ‘육아휴직 6개월 동안 아이의 성장 속도를 몸으로 느꼈고, 이후 회사 복귀 후에도 육아를 아내에게만 맡길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육아휴직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부모 역할 학습 기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제도의 정착에는 여전히 높은 벽이 존재한다.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육아휴직은 여전히 눈치의 대상이며, 남성의 경우 승진 누락이나 조직 내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제도가 있어도 쓰지 못하는 현실, 이것이 한국 육아휴직의 구조적 한계다.


 

바람직한 정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남성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 확대다. 

일정 기간 이상 아빠가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급여 보전율을 높이는 방식은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 

 

둘째, 기업 문화의 변화다. 

육아휴직 사용 여부가 평가나 승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명확한 기준과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 

 

셋째, 돌봄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육아는 개인의 사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적 노동이라는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


 

아빠의 육아휴직은 단지 남성의 참여 확대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여성의 경력 유지, 아이의 정서 안정, 나아가 조직 문화의 유연성까지 연결되는 사회적 투자다. 

 

육아휴직이 사용 가능한 제도를 넘어 당연히 사용하는 문화로 자리 잡을 때, 한국 사회는 저출산이라는 긴 터널의 출구를 조금 더 분명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전미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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