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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의 작은 배려, 도시를 멈추게 한 따뜻한 손길

산타뉴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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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소변 실수’에 물티슈를 건넨 시민과 봉투를 내민 기사… “괜찮아요, 저희 할머니도 그래요”로 시작된 하루의 온기
버스 안에서 소변 실수를 한 고령 여성을 한 시민이 직접 물티슈와 휴지로 뒷정리한 사연이 SNS에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SNS 스레드 캡처]
버스 안에서 소변 실수를 한 고령 여성을 한 시민이 직접 물티슈와 휴지로 뒷정리한 사연이 SNS에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SNS 스레드 캡처]

 

서울 시내버스 안, 누구에게나 당황스러울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한 고령 여성이 갑작스럽게 소변을 참지 못하고 실수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를 채운 건 불편함이 아니라 배려였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한 시민은 망설임 없이 가방 속에서 휴지와 물티슈를 꺼내들었다. 

바닥을 정리한 그는 당황한 할머니에게 “괜찮아요, 저희 할머니도 급하시면 그럴 때가 있어요”라며 미소를 건넸다. 

연신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던 할머니는 그 말에 눈시울을 붉히며 “예쁜 손에 미안하다”고 답했다. 버스기사는 정류장에 도착하자 검정 봉투를 건네며 뒷정리를 도왔다.

 

이 따뜻한 장면은 SNS를 통해 알려지며 1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누리꾼들은 “우리 엄마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누구나 나이 들면 겪을 수 있는 일이다”라는 댓글로 공감의 물결을 더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아이이고, 가야 할 길이 노인이다”라는 문장도 함께 공유되며 세대 간 공감의 의미를 일깨웠다.

 

일상의 공간에서 벌어진 이 짧은 에피소드는 단순한 미담이 아니다. 노년의 신체적 변화와 실수를 ‘부끄러움’이 아닌 ‘함께 감싸는 일상’으로 바꾸는 사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세가 드시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작성자의 문장은 결국,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마주할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다.


 

이 기사를 읽은 산타의 마음은 잠시 멈춰 선 버스 안에서 ‘따뜻함이 기술보다 빠르게 퍼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머문다. 

누군가의 실수를 감싸는 손, 봉투를 내미는 기사, 그 순간의 공기는 이미 하나의 공동체였다. 

 

산타는 이런 일상이 쌓여 도시가 더 부드러워진다고 믿는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큰 정책이 아니라, “괜찮아요” 한마디가 품은 인간의 온도였다.

성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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