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왜 좌파적인가?-2
스탠리 앵거만의 칼럼에서 조선 시대의 특정 계층을 현대의 정치적 현상과 무리하게 연결 짓고, '노예근성'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써서 우리 민족의 특성을 함부로 비하하고 있다.

그 글에서 조선시대 천민과 일부 정치세력을 무조건 지지하는 현대판 우민정치를 바로 연결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노예근성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우리민족성을 폄훼한다.
종놈과 쌍놈의 대척점은 조정대신, 양반, 지주 등 소위 양반 지배 계급이다.
대과라는 과거는 33명을 뽑아서 벼슬을 준다. 양반, 중인, 상민, 천민으로 나누는 계급사회에서 천민은 아예 과거길에 나갈 수가 없었고, 상민의 과거길도 좁디좁아서 선듯 과거볼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음서제라는 고관대작의 자식에게 과거없이 벼슬을 주는 제도도 있었다.
천민과 상민 계급에 대한 양반계급의 천대는 *네 이 고약한 불쌍놈*이라는 한 마디에 집약되어 있다.
왕이 우매한 시절 지방의 수령과 조정의 대신은 백성의 재물을 곤장으로 패조져서 먹어 치웠다.
그런 불평등 계급의 청산은 우리민족 자력으로 이루지 못했다.
불란서 대혁명이 전제군주제를 혁파하고 국민주권 민주공화정을 탄생시킨 역사가 우리나라에는 없었다.
그런데 비록 실패는 했지만 동학농민혁명은 人乃天 즉, *사람이 바로 하늘이라*는 사상으로 조선의 반상차별 계급사회를 혁파하고자 외쳤던 백성들의 몸부림이었다. 사악한 조정은 왜놈을 불러들여 동학을 제압했으나, 이를 기화로 조선에 기어들어온 왜놈들에게 나라를 송두리채 빼았겼다.
일제가 강점하니 양반 지배계급 거의 대다수는 친일 세력으로 둔갑하여, 역시 상민과 천민을 무시하고 압제하였다.
해방과 더불어 미국 군정 3년 동안 하지 중장은 친일 관료를 중용했다.남한 단독 정부 대한민국의 이승만 대통령 역시 친일 관료를 중용했다. 친일파 청산이 없는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6•25 남침으로 폐허가 된 조국산천은 백성들에게 가난의 굴레를 덧씌우고 말았다.
경제성장과 급격한 도시화는 복부인 미명하에 부동산 졸부를 양산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는 졸부들의 리그 전이다. 몇십억 고가 아파트를 어찌 서민이 매입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서민을 일러 없는 것들 이라고 대놓고 무시한다. 그런데도 주택 부족 화두만 나오면 그곳 대도심에 재개발을 하여 초고층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다. 서민의 주택 부족과는 전연 상관없는 정책이다.
이런 세태는 부자 계급과 서민 계급을 새롭게 나누고, 그 한 쪽이 소위 진보진영이다. 진보는 탐욕스럽게 현상을 지키려는 수구진영에 대하여 올바르게 사회 개혁을 추구하는 이념이다.
그런 진보 이념을 일부 부도덕하고 탐욕스런 정치인에 붙어먹는 팬덤과 뒤썩어서 매도하면 안 된다.
이제는 침묵하는 양심과 지성이 답을 해야 한다. 부도덕한 정치인, 그들에 붙어먹는 몰지각한 팬덤, 탐욕스런 부동산 졸부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참다운 진보이념을 다듬어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