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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부부가 아들에게 남긴 대학, 세상을 바꾸는 선물이 되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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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랜드 스탠퍼드 부부의 교육 기부와 캔터 부부의 로댕 컬렉션… 사랑에서 시작된 나눔이 혁신의 땅을 만들다
릴런드 스탠퍼드(Amasa Leland Stanford, 1824년 3월 9일 ~ 1893년 6월 21일)는 센트럴 퍼시픽 철도를 설립하고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실업가·정치인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사진제공 나무위크
릴런드 스탠퍼드(Amasa Leland Stanford, 1824년 3월 9일 ~ 1893년 6월 21일)는 센트럴 퍼시픽 철도를 설립하고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실업가·정치인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사진제공 나무위키]

아들을 잃은 부모가 남긴 사랑의 결정이 100년이 지나 세계적인 교육과 혁신의 씨앗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퍼드대학교는 1891년 리랜드 스탠퍼드(Leland Stanford)와 제인 스탠퍼드(Jane Stanford) 부부가 세운 대학이다. 

부부는 15세에 세상을 떠난 외아들 리랜드 스탠퍼드 주니어를 기리기 위해 학교 설립을 결정했다.


그래서 지금도 스탠퍼드대학교의 공식 명칭은 리랜드 스탠퍼드 주니어 대학교(Leland Stanford Junior University)다.


부부는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한 가족의 기억으로만 남기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의 아이들을 우리의 아이들로 생각하겠다”는 마음으로 젊은 세대를 위한 배움의 공간을 만들었다. 

초기 스탠퍼드대학교가 등록금을 받지 않았던 것도 

더 많은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열어주려는 설립 정신과 맞닿아 있었다.


한 아이를 위한 사랑은 시간이 지나 수많은 젊은이의 미래를 여는 문이 됐다.


하지만 스탠퍼드의 길이 처음부터 빛났던 것은 아니다.
설립 초기에는 리랜드 스탠퍼드의 사망 이후 재정 위기를 겪었고,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캠퍼스가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변화의 계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찾아왔다.
공대 학장을 지낸 프레더릭 터먼(Frederick Terman)은 학생들에게 안정된 직장만 찾는 대신 새로운 회사를 만들고 도전하는 문화를 강조했다.


대학은 연구와 창업을 연결했고, 그 흐름은 훗날 실리콘밸리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
오늘날 스탠퍼드와 연결된 인재들은 구글, 야후, 휴렛팩커드, 넷플릭스, 엔비디아, 인스타그램 등 세계적인 기업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작은 농장 지역에 세워진 학교는 어느새 세계 혁신을 움직이는 중심지가 됐다.


이 대학에는 또 다른 아름다운 기부 이야기가 있다.


바로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대표작 ‘칼레의 시민들(The Burghers of Calais)’이다.

작품이 스탠퍼드 캠퍼스에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미술품 수집가였던 아이리스 캔터(Iris Cantor)와 B. 제럴드 캔터(B. Gerald Cantor) 부부가 있었다.


캔터 부부는 평생 수집한 로댕 작품들을 대학에 기증했다.
예술이 일부 사람만의 소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만나고 느낄 수 있는 공공의 자산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칼레의 시민들’은 14세기 백년전쟁 당시 도시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희생을 선택했던 프랑스 칼레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댕은 이들을 화려한 승리자의 모습으로 만들지 않았다.
두려움과 고민 속에서도 공동체를 위한 책임을 받아들이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스탠퍼드에 있는 작품은 높은 받침대 위가 아니라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에 놓여 있다.
관람객이 영웅을 올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선택과 마음을 가까이에서 마주하도록 한 것이다.


스탠퍼드 캠퍼스에는 서로 다른 시대의 두 가지 선물이 함께 존재한다.
하나는 아들을 잃은 부모가 다음 세대를 위해 남긴 대학이다.
또 하나는 예술을 사랑한 부부가 모두를 위해 내놓은 작품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새로운 생각과 기술,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스탠퍼드의 이야기는 성공한 대학의 역사가 아니다.
사랑이 교육이 되고, 나눔이 문화가 되고, 그 정신이 다시 세상을 움직이는 과정이다.


‘칼레의 시민들’ 앞을 지나는 학생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어쩌면 그 조각이 전하는 메시지는 스탠퍼드의 시작과 닮아 있다.


진정한 유산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가 아니라, 

가진 것을 통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남겼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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