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도 반팔 입는 나라…호주·브라질의 한여름 크리스마스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다. '12월에도 이렇게 더운 곳이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호주와 브라질은 남반구에 있어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다. 대한민국이 겨울을 맞는 12월이면 두 나라는 한여름이다. 두꺼운 외투 대신 반팔을 입고, 눈 대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호주의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풍경은 단연 해변이다.
시드니 본다이비치에는 산타 모자를 쓴 사람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모인다. 서핑보드를 든 산타클로스가 파도를 가르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야자수 아래에서는 가족과 친구들이 바비큐를 준비하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크리스마스 점심을 즐긴다.
우리에게 익숙한 흰 눈과 벽난로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강렬한 햇살과 푸른 바다가 호주의 크리스마스를 완성한다.

밤이 되면 분위기는 또 달라진다.
멜버른에서는 1938년부터 이어져 온 '캐럴스 바이 캔들라이트(Carols by Candlelight)'가 열린다. 시민들은 공원과 야외 공연장에 모여 촛불을 들고 캐럴을 부른다. 수만 개의 작은 불빛이 여름밤을 밝히는 장면은 호주를 대표하는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꼽힌다.
시드니 도심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세인트메리 대성당에는 화려한 조명 쇼가 펼쳐진다. 계절은 여름이지만 도시 전체는 성탄 분위기로 물든다.


브라질의 크리스마스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브라질에서도 12월은 무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의 중심은 해변보다 가족이다.
12월 24일 저녁이면 가족과 친척들이 한 집에 모인다. 긴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자정을 기다린다. 선물을 주고받고 성탄을 맞는 모습은 우리나라 설이나 추석 명절을 떠올리게 한다.

도시에는 화려한 조명이 켜지고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들어서지만, 많은 사람에게 성탄절은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이다.
같은 남반구라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방식은 다르다.
호주는 해변과 야외 문화가 중심이다. 브라질은 가족이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계절은 같지만 문화가 다르기에 크리스마스 풍경도 서로 다른 색을 입는다.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의 12월을 떠올려 보면, 크리스마스는 꼭 눈이 내려야만 오는 계절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파도 소리가 흐르는 해변에서도, 가족이 둘러앉은 식탁에서도 크리스마스는 찾아온다. 계절은 달라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