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정치
사회

“아저씨” 전성시대가 왔다

류재근 기자
입력
우리 시대의 아버지 “김부장”
“아저씨” 그들은 낡은 세대가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을 묵묵히 떠받쳐온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다. 가장이라는 자리는 시간이 바뀌어도 여전히 무겁다.

‘아저씨’ 전성시대

  —  다시 주목받는 아버지의 이름, 김부장

 

 

편집자 주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아저씨’라는 단어는 한때 낡고 뒤처진 존재를 의미하는 듯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다시 ‘아저씨’를 이야기한다. 가정을 지키고 직장을 버티며 사회를 떠받치는 평범한 중년 남성들의 삶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타뉴스는 오늘날 ‘김부장’으로 상징되는 중년 가장의 의미를 시대와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조명해 본다.


 

‘김부장’은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닌 

  대한민국의 얼굴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김부장’은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졸음을 참는 사람, 가족 단체방에서는 말없이 웃는 이모티콘 하나를 남기는 사람, 주말이면 자동차를 손질하고 부모님 병원을 모시고 다니는 사람. 그는 특별한 영웅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제와 가정을 지탱하는 가장 평범한 영웅이다.

 

한때 ‘아저씨’라는 호칭은 촌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이미지로 소비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중년 남성의 인간적인 매력과 책임감, 따뜻함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젊음만을 소비하던 사회가 이제는 삶의 무게를 견뎌낸 사람들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의 무게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무겁다

 

과거 아버지는 ‘돈을 벌어오는 사람’으로 정의됐다. 그러나 오늘날 아버지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훨씬 많아졌다.

직장에서는 성과를 내야 하고, 가정에서는 자녀와 소통해야 하며, 부모를 돌보는 중간 세대로서의 책임까지 감당해야 한다. 은퇴 준비와 노후 설계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야말로 위아래 세대를 동시에 떠받치는 ‘샌드위치 세대’인 셈이다.

 

고물가와 주거비 상승,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많은 중년들은 자신의 꿈보다 가족의 미래를 먼저 생각한다. 자녀의 등록금을 걱정하고 부모의 병원비를 챙기며 배우자의 불안을 덜어주려 애쓴다.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여도 속으로는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말보다 책임으로 살아온 세대

 

중년 남성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힘들다는 말보다 “괜찮다”는 말을 먼저 하고, 외로움보다 책임을 선택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많은 아버지들의 사랑은 말보다 행동으로 나타난다. 새벽같이 출근하는 발걸음, 가족을 위한 야근, 자녀를 위한 희생 속에는 표현되지 못한 애정이 담겨 있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책임과 돌봄, 존중이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주변의 수많은 아버지들은 매일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아저씨’의 재발견이 필요한 시대

 

오늘날 우리는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그러나 공동체를 유지하는 힘은 여전히 책임감에서 나온다.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일하고, 누군가는 조직을 위해 헌신하며, 누군가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김부장’은 단순한 회사 직급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신뢰와 성실함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그의 존재가 있었기에 기업은 성장했고, 가정은 유지됐으며, 대한민국도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물론 시대는 변하고 있다. 아버지의 역할도 권위가 아닌 공감으로 희생만이 아닌 함께 나누는 동행으로 변화해야 한다. 가족과 더 많이 대화하고 자신의 삶도 소중히 여기며 행복을 찾아가는 새로운 아버지상이 필요한 시대다.
 

오늘도 묵묵히 걷는 사람들에게

 

‘아저씨’는 더 이상 낡은 호칭이 아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견디며 가족과 사회를 함께 품어온 시간의 훈장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청춘만을 찬양하며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러나 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오늘도 이름 없이 출근하는 수많은 ‘김부장’들. 그들의 땀과 책임, 그리고 말없는 사랑이 있기에 우리의 가정은 내일을 꿈꾸고 사회는 앞으로 나아간다.

 

지금은 ‘아저씨’를 다시 존중해야 할 시대다. 그들은 낡은 세대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묵묵히 떠받쳐 온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류재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