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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주문창 마지막 인사…붉어진 포항 중국집 사장 눈시울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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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요청이 익숙해진 주문창, 떠나는 단골의 짧은 감사가 다시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사진제공 SNS 갈무리]
[사진제공 SNS 갈무리]

배달앱 주문 요청란이 때로는 무리한 요구와 악성 민원의 공간으로 변한 가운데, 

최근 포항의 한 중국집 사장이 단골손님의 마지막 인사에 깊은 위로를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공유된 이 이야기는 익숙한 주문창에도 

사람 사이의 온기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포항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최근 배달 주문을 확인하다 잠시 손을 멈췄다.


주문 요청란에는 "회사 발령으로 이제 창원으로 갑니다. 그동안 포항에서 맛있는 중국집 잘 이용했습니다"라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평소처럼 음식을 주문했지만, 이사 전 마지막 식사라는 사실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사장은 이 글을 SNS에 소개하며 "직전 주문에서 무리한 요구를 받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 한 줄을 읽고 눈물이 날 만큼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말없이 떠났다면 평생 알 수 없었을 인연이 마지막 인사로 남았다는 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사연은 다른 자영업자들에게도 이어졌다.


8년 동안 이용했던 동네 보쌈집에 마지막 주문을 넣은 한 고객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늘 번창하세요"라는 인사를 남겼다. 

반려견과 산책할 때마다 사장이 고기를 챙겨주던 기억이 떠올랐지만, 직접 찾아가면 눈물이 날 것 같아 주문 메시지로 마음을 대신 전했다고 했다.


잠시 뒤 배달된 음식 영수증에는 사장의 손글씨 답장이 적혀 있었다. 

"저희도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어디를 가시든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이웃의 인사처럼 전해졌다.


타코 전문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자영업자도 마지막 주문에서 예상하지 못한 메시지를 받았다.


"고맙습니다. 오늘이 이사 가기 전 마지막 주문이에요."


사장은 주문서를 사진으로 남기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손님이지만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다고 적었다. 

게시물을 본 이용자들도 "나도 이사할 때 자주 가던 가게에 꼭 인사를 남기겠다",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반면 배달앱 주문창은 오랫동안 자영업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기도 했다.


메뉴를 줄이는 대신 더 비싼 음식을 서비스로 요구하거나, 밑반찬 대신 메인 메뉴를 추가해 달라는 요청, 담배를 대신 구매해 달라는 사적인 심부름까지 다양한 사례가 반복돼 왔다. 

별점과 리뷰를 앞세운 협박성 문구도 적지 않아 자영업자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임신한 아내가 일주일을 굶었다"며 외상을 부탁하는 주문까지 접수됐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결국 주문을 취소한 사례도 알려졌다.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조차 쉽게 믿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디지털 환경의 익명성과 심리적 우월감이 결합하면서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한다. 

반대로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는 음식을 매개로 형성된 신뢰와 관계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배달앱은 음식을 주문하는 공간이지만, 때로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오간다.


짧은 감사 한마디가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되고, 마지막 인사가 오래 남는 기억이 된다. 

화면 속 작은 글씨는 주문보다 오래 남는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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