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굿즈, 별을 따려는 아이들의 소망

산타는 요즘 편지를 받으면 조금 당황합니다.
“산타 할아버지, BTS 콘서트 굿즈 좀 갖고 싶어요.”
“드라마 주인공 인형은 꼭 제 양말 속에 넣어 주세요.”
예전엔 인형, 책, 사탕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K-굿즈’라는 이름의 보물이 아이들의 소망 목록에 오르곤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산타도 그 별을 따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한정판으로 몇 분 만에 매진, 온라인몰에 접속조차 되지 않는 상황, 매장 앞에서 밤새 줄을 서는 부모님들. 이쯤 되면 크리스마스 양말에 넣어줄 선물을 찾는 산타의 보따리조차 텅 빌 지경입니다.
물론 굿즈는 단순한 상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팬심’이자 ‘정체성’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있다는 상징, 외로운 청소년기에 힘이 되는 마음의 등불이기도 합니다. 산타는 그 의미를 존중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희소성을 무기 삼아 가격이 폭등하고, 정가의 두세 배를 주고서야 겨우 손에 넣는 현실은 건강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소망이 상업적 계산 속에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산타는 묻고 싶습니다.
산타뉴스는 제안합니다. 기업들은 팬심을 존중하는 만큼, 더 많은 이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굿즈를 가질 수 있도록 공급 방식을 고민해야 합니다. 예약 판매나 지역별 공정 배분 같은 작은 배려만 있어도 아이들의 꿈은 더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하늘의 별은 따기 어렵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지켜주는 별빛은 누구나 나눌 수 있습니다.
K-굿즈 열풍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 결국 선물의 본질은 ‘사랑과 나눔’이라는 사실입니다.
산타의 보따리는 그 마음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