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뒤 이어지는 안성기 미담들…현장과 일상에서 드러난 조용한 배려
![배우 고(故) 안성기. [사진제공 아티스트컴퍼니]](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108/1767869699030_36826546.jpg)
안성기의 이름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그가 떠난 뒤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공식적인 추모 발언이 아니라, 그동안 꺼내지지 않았던 사적인 기억과 현장의 증언들이다.
하나같이 화려하지 않지만, 반복될수록 공통된 태도가 드러난다.
배우 차인표가 전한 기억은 그런 흐름의 출발점이 됐다.
차인표는 큰딸이 한 살이 되었을 무렵, 안성기가 여자 아기 옷을 사서 보내왔던 일을 떠올렸다.
어디에도 알리지 않았고, 특별한 설명도 없었다.
그저 후배의 삶 한쪽을 살피듯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창작자로서의 후배에게도 태도는 같았다.
차인표가 첫 소설을 냈을 때, 안성기는 그 책을 들고 다니며 주변 영화인들에게 소개했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말은 공식적인 자리보다 사적인 만남 속에서 오갔다.
추천이라는 이름보다, 믿음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은 안성기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한 PD는 신입 시절 시상식장에서 인터뷰 섭외에 연이어 실패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 안성기는 그를 데리고 직접 다른 배우들의 대기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 좀 해주라”고 대신 말을 건넸다고 한다.
그 짧은 개입으로 촬영은 성사됐고, 신입 PD는 현장을 떠나지 않아도 됐다.
촬영장에서도 그는 늘 ‘함께 있는 사람’이었다.
조정래 감독은 안성기가 자신의 촬영 분량이 없는 날에도 숙소에서 쉬지 않고 현장에 남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야외 촬영이 이어질 때는 침낭에서 쪽잠을 자며 되레 스태프들의 고단함을 먼저 걱정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태도는 생활 공간에서도 이어졌다.
안성기가 거주하던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직원들을 매년 한 차례 호텔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했다는 이야기가 최근 전해졌다.
행사는 요란하지 않았고, 홍보도 없었다.
식사 후에는 직원 한 명 한 명과 사진을 남기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후배 배우 김상경은 “신인 시절, 대부분이 무심히 지나칠 때 안성기 선배만은 꼭 인사를 받아줬다”고 말한 바 있다.
방송인 박슬기 역시 단독 인터뷰 당시를 떠올리며 “인터뷰에 임하는 태도만으로도 큰 힘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 경험이 이후의 시간을 버티는 기준이 됐다는 고백이다.
이 미담들은 공통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공개’라는 특징을 가진다.
선행으로 포장되지 않았고, 누군가를 감동시키기 위한 행동도 아니었다.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선택들이 시간이 지나 증언으로 남았을 뿐이다.
그래서 안성기의 미담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처럼 보인다.
후배를 대할 때, 스태프와 함께할 때, 이웃으로 살아갈 때까지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안성기는 늘 자신이 아닌 상황과 사람을 먼저 보던 배우였다.
도움은 조용히 건넸고, 존중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래서 그의 미담은 뒤늦게 모여도 과장되지 않는다.
지금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추억이 아니라,
한 사람이 평생 유지해온 삶의 방식에 대한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