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로빈슨 “한국의 포용적 제도가 K-혁신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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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한국 사회의 혁신 동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대강당에서 열린 개교 120주년 학술포럼 특강에서 “한국은 경제를 넘어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뤄냈다”며 “이는 포용적 제도와 민주주의의 힘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로빈슨 교수의 강연 주제는 ‘제도, 정치 그리고 경제 성장’이었다. 그는 “K팝, K뷰티 같은 성과는 단순한 산업적 성취를 넘어 사회 전체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개방적 제도에서 비롯됐다”며 “제도가 국가 흥망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한국이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팝과 대중문화로 확장된 혁신
로빈슨 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직접 언급하며 한국의 창의적 힘을 설명했다. 그는 “아들이 그 영화를 다섯 번이나 봤다”며 “영화 속 한국의 ‘갓’을 구하려 했지만 인기가 너무 많아 손에 넣지 못했다”고 전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 같은 사례를 들어 “한국의 혁신은 기술·경제 영역을 넘어 문화와 예술에까지 꽃피우고 있다”며 K-혁신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민주화가 만든 성장의 토대
강연에서 로빈슨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가 경제 발전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1980년대 시민들의 민주화 운동이 한국 사회를 개방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박정희 정권 시절 경제 개발이 일정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 번영을 가능케 한 것은 포용적 정치 제도였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하며, “계엄령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화를 이끌어낸 경험이 한국 사회의 혁신 DNA3를 만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남북한 비교로 본 제도의 힘
로빈슨 교수는 남북한의 극명한 격차를 제도의 차이로 설명했다. 분단 당시 북한은 산업 인프라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오늘날 경제력은 한국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남한은 국민 모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를 갖췄지만, 북한은 권력과 자원을 소수가 독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이는 그의 대표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에서 주장한 핵심 이론과도 일치한다. 포용적 제도가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는 반면, 수탈적 제도는 쇠퇴를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한국,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 중 하나
로빈슨 교수는 한국의 연구개발(R&D) 인력과 특허 출원 증가를 언급하며 “인구 규모를 고려했을 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포용적 제도가 유지된다면 한국333이 글로벌 혁신의 중심에 서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고려대 특별 강연은 개교 120주년 및 정경대학 7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포럼의 일환으로 열렸다. 세계적 석학이 한국의 제도와 민주주의, 그리고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의미 있는 통찰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