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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 | 눌런 감독의 경우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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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법은 “진짜의 힘”에서 시작된다
기술이 인간의 상상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현실로 옮기는데 봉사해야 한다. 눌런 영화의 마법은 결국 진짜의 힘에서 시작된다.

AI를 버리고 ‘진짜’를 택하다

 — 놀런 감독의《오디세이》

 

CG보다 현실의 힘을 믿는 거장, AI 시대 영화의 본질을 묻다

 

인공지능(AI)이 배우의 얼굴부터 거대한 도시와 바다까지 만들어내는 시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오히려 반대편으로 향한다. 컴퓨터가 만들어낸 완벽한 이미지보다 배우가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고 카메라가 직접 포착한 ‘진짜 순간’에 영화의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작 《오디세이》는 이러한 놀런의 제작 철학이 집약된 작품이다.

 

놀런은 오래전부터 가능한 장면은 실제로 만들어 촬영하는 방식을 고집해왔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대형 트럭을 실제로 뒤집었고, 《인셉션》에서는 회전하는 복도를 제작해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도록 했다. 《덩케르크》에서는 실제 해변과 선박, 항공기를 적극 활용했으며, 《테넷》에서는 실제 보잉 747기를 동원했다. 《오펜하이머》의 핵폭발 장면 역시 CG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물리적 특수효과와 촬영기법을 결합해 만들어냈다.

 

3000년 전 서사시를 ‘실제 체험’으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트로이전쟁을 마친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10년의 방랑을 그린 대서사시다. 괴물과 신, 폭풍과 전쟁이 등장하기 때문에 현대 영화라면 대규모 CG가 당연해 보이는 소재다. 그러나 놀런은 실제 바다와 자연, 거대한 세트와 배우의 육체적 연기를 최대한 활용하고 IMAX 필름 카메라로 그 세계를 담았다.

 

그렇다고 놀런이 CG와 디지털 기술을 무조건 거부하는 감독은 아니다. 필요한 시각효과와 후반작업은 사용한다. 다만 기술로 현실을 대체하기보다 현실을 먼저 만들고 기술이 그것을 보완하도록 한다. 이것이 생성형 AI 시대에 더욱 돋보이는 놀런의 원칙이다.

 

스필버그가 ‘감정의 마술’이라면 

놀런은 ‘현실의 물성’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 인간의 상상력과 배우의 연기를 중시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적극 활용해온 거장이다. 《죠스》의 기계상어에서 《쥬라기 공원》의 CG 공룡까지, 기술을 관객의 감정과 이야기 전달을 위한 도구로 발전시켰다.

 

두 감독의 차이는 기술을 대하는 강조점에 있다. 스필버그가 기술을 통해 관객에게 ‘믿게 하는 마술’을 보여준다면, 놀런은 가능한 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카메라 앞에 세워 ‘느끼게 하는 체험’을 만든다. 제임스 캐머런이 《아바타》를 통해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디지털 기술로 현실처럼 만든다면, 놀런은 현실에 존재하는 것의 압도적인 힘을 극대화한다.

 

《오디세이》가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가 몇 초 만에 바다와 군대를 만들어내는 시대에 놀런은 배우를 실제 공간으로 데려간다. 그것은 비효율적이고 어렵지만, 바로 그 불편함에서 다른 영화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질감과 긴장감이 탄생한다.

 

“기술이 인간의 상상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현실로 옮기는 데 봉사해야 한다.”

 

              산타뉴스 제작 이미지

《오디세이》는 3000년 전 영웅의 귀환을 그린 영화이면서 동시에 AI 시대 영화의 미래를 묻는 작품이다. 놀런의 대답은 단순하다. 진짜 바다, 진짜 배우, 진짜 카메라. 영화의 마법은 결국 ‘진짜의 힘’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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