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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어주는 마음이 만든 기적”… 한 배우가 남긴 조용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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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대신 소박한 식탁을 택한 이유, 그리고 그날 따뜻해진 사람들
고 폴 뉴먼 [사진제공 나무위키]
고(故) 폴 뉴먼 [사진제공 나무위키]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어느 겨울, 미국의 한 노숙인 쉼터에 유명 배우 *폴 뉴먼(Paul Newman)이 조용히 들어섰다.


그는 홍보도, 보도 요청도 하지 않은 채 200여 명에게 직접 식사를 담아 나르고, 아이들과 대화하며, 손님이 모두 떠날 때까지 마룻바닥을 쓸고 의자를 정리했다.
얼마의 기부금을 냈는지가 아니라, 그날 단 몇 시간 동안 그가 어떻게 사람 곁에 머물렀는지가 모두의 기억에 남았다.

 

쉼터 관계자들은 뉴먼이 “방 안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었다”고 회상한다. 아이에게 빵을 잘라주고,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고요히 들어주며, 그저 ‘함께 있어주는 일’에 온전히 집중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마치 자기 집 식탁에 초대한 것처럼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뉴먼은 오랜 기간 소외계층 지원, 아동 의료기금, 난치병 연구 등을 후원해 왔다.
그의 기부 철학은 단순했다. “좋은 일을 하려면,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
이날 쉼터 방문도 그의 재단 활동의 연장선이었지만, 그는 어떤 공적도 남기지 않았다.

 

마지막 손님이 떠난 뒤에도 뉴먼은 남아 식탁을 닦고 코트를 챙겨 입었다.
밖으로 나서기 전 그는 쉼터 직원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음식도 중요하지만… 함께 있는 게 더 중요해요.”

 

그는 다음날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기억은 오직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만 품고 있다.
“말보다 들을 줄 알았고, 누구든 귀한 손님처럼 대했다”는 증언만이 남았다.

 

뉴먼이 바꾼 것은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외면받기 쉬운 순간에 누군가가 따뜻하게 찾아와 준 경험이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그날을 쉼터의 오랜 역사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빛났던 날로 기억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산타는 한 가지를 다시 확인한다.


누군가를 도운다는 건 거창한 선물이 아니라, 

그 사람 옆에 머무르려는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도시의 가장 추운 곳에서도, 마음을 데우는 건 결국 함께 있어준 시간이다.


산타는 오늘도 그 조용한 마음이 누군가의 문 앞에 도착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필요할 때 한 사람의 온기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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