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존스 대학식 토론 수업의 힘

정답보다 질문이 먼저다 — 고전 읽으며 생각의 근육 키우는 교실
세인트존스 대학식 토론 수업,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배우다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최근 일부 고등학교에서 미국 세인트존스 대학(St. John’s College)의 교육 철학을 접목한
토론 수업이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은 문제집 대신 고전소설과 철학서를 읽고,
교사의 설명보다 질문과 토론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간다.
대학입시 위주의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비판적 사고와 표현력을 기르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고전은 오래된 책이 아니라 살아있는 질문
수업에서 학생들이 읽는 작품은 『춘향전』, 『홍길동전』, 『논어』, 『사기』,
플라톤의 『국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등 시대를 초월한 고전들이다.
교사는 작품의 줄거리나 정답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홍길동은 왜 현실을 떠났을까?”,
“춘향의 선택은 정의였는가, 사랑이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학생들은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의견을 말하고,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경청하며 자신의 논리를 다듬어 간다.
서로 다른 해석이 충돌하기도 하지만, 바로 그 과정이 배움의 핵심이 된다.
토론은 승부가 아니라 함께 생각하는 과정
세인트존스 대학의 교육 방식은 ‘그레이트 북스(Great Books)’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교수는 지식을 전달하는 강연자가 아니라 토론을 이끄는 촉진자 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서로 질문을 던지고 반박하며 스스로 사고를 확장한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방식의 수업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처음에는 발표를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반복되는 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된 평가다.
교육 전문가들은 “정답을 외우는 능력보다 질문을 만들고,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며,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역량이 미래 사회에서는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I 시대, 더욱 필요한 ‘생각하는 힘’
인공지능이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는 시대가 되면서
단순한 지식 암기의 가치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오히려 정보를 해석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능력이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전 읽기와 토론은 이러한 능력을 길러주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 가운데 하나다.
한 권의 책을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나누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신의 사고를 더욱 깊게 발전시킨다.
교육계에서는 “좋은 교육은 정답을 많이 아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끝없이 배우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전은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며,
토론은 상대를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AI 시대를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문제집이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는 힘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책 한 권을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교실이 자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