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노인을 품고 떠난 해경,

2025년 9월 11일,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갯벌. 대조기의 거센 물살 속에서 한 해양경찰관이 고립된 70대 남성을 구조하다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이름은 이재석 경사(34).
그는 마지막까지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이날 새벽 2시 7분, 야간 드론 순찰 중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영흥파출소에 즉시 연락이 들어왔습니다.
현장 확인을 위해 출동한 이 경사는 발을 다친 고령의 남성을 발견했고,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자 자신의 외근부력조끼를 벗어 고립자에게 입혀주고, 순찰장갑을 상처 난 발에 신겨준 뒤 함께 육지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밀물은 빠르게 차올랐고, 오전 3시 30분경 이 경사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후 해경은 경비함정 28대, 항공기 2대, 구조대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고, 오전 9시 41분, 꽃섬에서 약 0.8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구조대는 끝까지 심폐소생술을 이어갔지만, 그는 끝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책임감으로 빛났던 삶, 그리고 영원한 안식
이재석 경사는 해병대 만기 제대 후 해양경찰로 입직해,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임무를 수행해온 유능한 경찰관이었습니다.
동료들은 그를 “항상 웃으며 출근하던 정의로운 사람”이라 기억하며, 그의 SNS에는 “더 좋은 사람이 되자”는 글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의 빈소는 청기와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장으로 5일간 장례가 진행됩니다. 해양경찰청은 그의 숭고한 희생을 기려 1계급 특진을 결정했습니다.
고귀한 희생, 사회를 지탱하는 빛
이재석 경사의 마지막 선택은 단순한 구조가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책임과 사랑이었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며 타인을 살린 그의 용기는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장 아름다운 가치입니다.
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더 안전한 구조 환경과 체계적인 지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를 기억해야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가 남긴 따뜻한 발자취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