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반복되는 해외의 선행…‘제도 밖 이웃’을 향한 손길
![[NASA (미국 연방정부) 퍼블릭 도메인]](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216/1765878583904_406871845.jpg)
연말이 다가오면 해외 곳곳에서는 이웃을 위한 선행 소식이 잇따라 전해진다. 크리스마스와 혹한기가 겹치는 12월, 각국에서는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시민과 단체들의 실질적인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의료비 부담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을 돕는 채무 탕감 활동이 매년 연말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비영리단체 ‘RIP 메디컬 데트(RIP Medical Debt)’는 기부금을 활용해 병원의 의료 채권을 매입한 뒤 이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환자들의 의료 부채를 없애고 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이 단체가 수백만 명의 의료 채무를 실제로 탕감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수혜자들은 연말을 앞두고 ‘부채가 0원이 됐다’는 공식 통지서를 받는다.
영국에서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덜기 위한 ‘웜 뱅크(Warm Bank)’ 프로젝트가 12월마다 주목받는다. 지방자치단체와 교회, 도서관 등이 난방이 된 공간을 무료로 개방해 노인과 취약계층이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BBC와 가디언은 에너지 가격 급등 이후 이 프로젝트가 사실상 공공 안전망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대표적 구호 단체 ‘레 레스토 뒤 쾨르(Les Restos du Cœur)’ 역시 매년 겨울 캠페인을 시작한다. 12월 초부터 무료 급식과 식료품 배포를 확대하며, 수백만 끼의 식사를 제공한다.
프랑스 공영방송과 일간지들은 이 단체의 연말 활동을 빈곤 문제를 드러내는 지표로 다뤄왔다.
캐나다에서는 ‘샵 위드 어 캅(Shop with a Cop)’ 프로그램이 12월 연례 행사로 진행된다. 경찰관들이 저소득층 아동과 함께 마트에 가 크리스마스 선물과 겨울 의류를 고르는 방식으로, 20년 넘게 이어져 온 공식 지역 프로그램이다. CBC 등 현지 언론은 이 행사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지역 사회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선행은 일회성 미담이라기보다, 매년 반복되는 ‘연말의 풍경’에 가깝다. 혹한과 연말이라는 시간대에 맞춰 제도적 지원이 미처 닿지 않는 지점을 시민과 단체가 메우는 구조다.
해외 언론 역시 감동적인 장면보다, 누가·언제·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제공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이를 전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선행이 늘어난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행이 왜 필요했는지를 함께 기록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