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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산타

휠체어 위에서 다시 뛰는 삶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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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장애인 럭비를 4년째 뒷받침한 중소기업인의 조용한 연대
[AI생성 이미지]
 오션엔텍 송해화(58) 대표 [AI생성 이미지]

부산의 중소기업 오션엔텍 송해화(58) 대표가 2022년부터 약 4년간 부산장애인럭비협회를 후원하며 장애인 스포츠와 자립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 대표는 현재 협회 후원회장을 맡아 선수 훈련과 장비 지원은 물론, 척수장애인의 사회 복귀를 돕는 사업까지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송 대표는 4일 부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애를 입은 분들이 방에서 나와 운동을 하고, 다시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보며 후원의 의미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기업 활동으로 얻은 성과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지역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션엔텍은 2004년 설립된 부산 지역 중소기업으로, 선박 엔진 부품 무역을 주력으로 한다. 일본 등 해외 조선소와 엔진 제조사에 부품을 수출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송 대표는 기업 운영과 동시에 사회공헌 활동을 병행해 왔다.


부산장애인럭비협회와의 인연은 한 병원장을 통해 우연히 시작됐다. 그는 “선수 대부분이 교통사고 등 후천적 이유로 장애를 입은 분들이었다”며 “갑작스러운 현실 앞에서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장애인 럭비는 고도의 체력과 팀워크가 필요한 종목이지만, 장비 부담이 크다. 경기용 휠체어 한 대 가격은 1000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송 대표는 “장비가 없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후원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지원은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부산장애인럭비협회는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송 대표는 “우승보다 더 값진 건 선수들이 운동을 통해 일상을 회복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의 나눔은 스포츠에만 머물지 않는다. 송 대표는 약 10년간 국립부경대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해 왔다. 학창 시절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경험이 계기가 됐다. 그는 “성적은 좋지만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과 생활에 쓸 수 있도록 상·하반기로 나눠 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로로 송 대표는 지난해 ‘부산산업대상’ 사회공헌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1983년 제정된 이 상은 지역 산업 발전과 사회 기여에 공헌한 기업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송 대표는 올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척수장애인이 병원 퇴원 이후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돕기 위한 ‘척수센터(가칭)’ 설립이다. 지난해 11월 척수센터후원회를 발족했으며, 송 대표는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퇴원과 동시에 집으로 돌아가면 작은 턱 하나, 화장실 이용 같은 일상도 큰 장벽이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퇴원 후 1~2주간 생활 적응을 돕는 ‘전환홈’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송 대표는 “거창한 계획보다, 당장 필요한 부분을 하나씩 채우고 싶다”며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인생은 사고 한 번으로 멈춰 서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손길 하나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기도 한다.
휠체어 위에서 흘린 땀과 응원의 시간은 기록으로 남지 않아도 삶을 바꾼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숫자가 아닌 얼굴을 가질 때, 지역은 조금 더 단단해진다.
송해화 대표의 후원은 오늘도 조용히 그런 변화를 만들고 있다.

유상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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