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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아들의 휠체어를 1,000번 넘게 밀며 함께 달린 아버지, 딕 호이트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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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아들 릭 호이트와 '팀 호이트'를 결성해 1,100회가 넘는 마라톤과 철인3종 경기를 완주했다. 한 아버지의 선택은 전 세계가 기억하는 가족의 이야기로 남았다.
 2012년 보스턴 마라톤 당시 매사추세츠주 웰즐리 에 있는 호이트 팀 .[사진제공 위키피디아]
2012년 보스턴 마라톤 당시 매사추세츠주 웰즐리 에 있는 호이트 팀 .[사진제공 위키피디아]

197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한 소년이 아버지에게 함께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뇌성마비로 스스로 달릴 수 없었던 릭 호이트였다. 

달리기 경험조차 없던 아버지 딕 호이트는 아들의 휠체어를 밀고 5마일 자선 달리기에 나섰다. 

그날의 선택은 세계 스포츠 역사에 오래 남을 기록의 시작이 됐다. 


경기를 마친 뒤 릭은 컴퓨터를 통해 짧은 한 문장을 남겼다.


"아빠, 달릴 때는 장애가 없는 것 같아요."


그 말은 딕 호이트의 삶을 바꿨다. 아버지는 다시 운동화를 신었고, 두 사람은 '팀 호이트(Team Hoyt)'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40여 년 동안 부자는 1,100회가 넘는 지구력 대회에 참가했다. 

72번의 마라톤, 250회가 넘는 트라이애슬론, 6번의 아이언맨을 완주했고 보스턴 마라톤만 30회 이상 함께 달렸다. 

경기마다 딕은 수영에서는 작은 보트를 끌었고, 사이클에서는 특수 자전거를 탔으며, 달리기에서는 휠체어를 밀었다. 두 사람은 언제나 한 팀이었다. 
 

특별한 것은 기록만이 아니었다.


의사들은 릭이 태어났을 때 평생 시설에서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모는 그를 포기하지 않았다. 

가족은 릭이 학교에 다니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장치를 마련했고,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기술 개발에도 참여했다. 

아버지의 달리기는 경기장 밖에서도 아들의 가능성을 넓혀가는 여정이었다.

2013년 4월 8일, 매사추세츠주 홉킨턴 의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 근처에서 팀 호이트의 청동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사진제공 위키피디
2013년 4월 8일, 매사추세츠주 홉킨턴 의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 근처에서 팀 호이트의 청동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사진제공 위키피디아]

1992년에는 미국 대륙을 자전거와 달리기로 횡단하며 약 6,000km를 45일 만에 완주했다. 

세계 곳곳에서 이어진 강연에서는 장애보다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했고, 

이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가족과 장애인 스포츠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 


팀 호이트의 활동은 경기 완주에서 끝나지 않았다. 

1989년 설립된 호이트 재단은 장애 청소년들이 스포츠와 학교, 지역사회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포용과 자립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의 헌신은 스포츠계도 기억했다. 

팀 호이트는 아이언맨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 인근에는 두 사람의 동상이 세워졌다. 

이는 기록보다 더 오래 남는 상징이 됐다. 


딕 호이트는 2021년 80세로 세상을 떠났고, 

릭 호이트도 2023년 아버지의 뒤를 따라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남긴 이야기는 지금도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과 

전 세계 수많은 달리기 코스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오래 기억되는 이름은, 끝까지 서로를 밀어주며 함께 달린 '팀 호이트'였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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