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이어가는 정의와 신뢰의 기록
![박세훈 인천경찰청 청렴시민반부패청문관. [사진 본인제공]](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026/1761479553878_106690258.jpg)
인천경찰청 청렴시민반부패청문관 박세훈 행정관은 경찰이지만, 누구보다 시민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조직이 국민에게 신뢰받아야 진짜 정의를 지킨다’는 그의 신념은 단지 직무에 머물지 않는다. 그 믿음은 16년 동안 300회에 이르는 헌혈로 이어졌다.
그의 첫 헌혈은 2009년, 서울경찰청 근무 시절에 TV 속 백혈병 어린이의 사연을 본 뒤였다. 갓 결혼한 가장으로서, 병상에 누운 아이와 그 부모의 절박함이 남 일 같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한 번의 헌혈’은 매달의 습관이 되었고, 16년 뒤에는 300번째 기록이라는 숫자로 남았다. 인천경찰청 내에서도,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헌혈 횟수다.
혈장 185회, 혈소판·혈장성분 101회 — 그는 피의 종류보다 ‘누군가에게 닿는 생명’에 집중했다. 2주마다 성분헌혈 주기가 돌아오면 헌혈의집을 찾고, 때로는 동료들에게도 “한 번 해보라”고 권한다.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간 혈액은 이름 모를 이들의 생명선이 되었고, 그는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그가 받은 헌혈증 300매 중 200매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나머지는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흘러갔다. 헌혈공가 제도 덕분에 일과 병행할 수 있었지만, 이 모든 꾸준함의 중심에는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진심이 있었다. 그 진심은 2022년 ‘인천경찰청 사랑나눔봉사왕 상’과 2025년 대한적십자사 ‘최고명예대장’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감사를 받았다.
그의 다음 목표는 400회, 그리고 500회다. 10년은 더 걸릴 길이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 “청렴과 나눔은 똑같아요. 오래, 꾸준히, 진심으로 해야 의미가 생깁니다.” 경찰관의 제복 안에서 그는 ‘국민의 신뢰’와 ‘생명의 나눔’을 함께 지켜가고 있다.
기사를 읽은 산타의 마음은 조용히 숙연해진다. 300번의 헌혈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300번의 손 내밈이었다. 누군가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피를 나눈다는 것은 ‘국민을 지키는 일’의 또 다른 형태였다. 박세훈 행정관의 시간은 ‘청렴’이라는 단어를 피로 새겨온 역사였다. 그의 다음 100번은 숫자가 아닌 마음의 연장이며,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질 시간의 약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