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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지나쳤던 순간, 멈춰 선 한 학생의 따뜻한 용기

산타뉴스 안대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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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곁에 가장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 부천대 간호학과 3학년 백영서 씨
구로역 [구글 제공]
구로역 [구글 제공]

퇴근 시간대의 붐비는 지하철 환승 통로. 사람들로 가득 찬 공간에서 한 여성이 중심을 잃고 쓰러졌지만, 대부분은 “술에 취한 사람”이라며 그냥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단 한 사람은 달랐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5시 45분, 서울 구로역 환승 육교에서의 일이었습니다. 

24살 백영서 씨(부천대학교 간호학과 3학년)는 쓰러진 여성의 곁으로 다가가 맥박과 의식을 확인했습니다. 

얼굴이 창백하고 땀에 젖어 있는 모습, 가빠진 호흡은 단순한 취기가 아님을 직감하게 했습니다.

그는 곧바로 상의를 풀어 호흡을 원활히 하고, 앉은 자세를 취하게 도우며 약 30분간 곁을 지켰습니다. 

응급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처할 수 있었던 건, 최근 수업에서 배운 호흡기·심혈관계 지식과 기본 심폐소생술(BLS) 교육 덕분이었습니다.

 

의식을 되찾은 여성은 손을 꼭 잡으며 “고마워요,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요? 

이름이 뭐예요?”라고 전했습니다. 

그 따뜻한 말에 백 씨도 긴장이 풀리며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목격자들은 “모두가 외면하던 상황에서 학생의 용기를 보고 부끄럽고 감동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백 씨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직 학생이고 면허도 없어 걱정됐지만, 그 순간은 돕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간호학을 공부하면서 간호사가 환자 곁에 가장 오래 머무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환자에게 든든히 기억되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취객’이라 치부했을 장면. 하지만 백영서 씨의 눈에는 ‘환자’로 보였습니다. 

그 차이가 한 생명을 지켰고, 많은 이들에게 잊히지 않을 따뜻한 울림을 남겼습니다.
 

안대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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