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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지하철역서 태어난 아기, 특별한 교통권 선물 받아

산타뉴스 전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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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틀레역 플랫폼서 극적인 출산… 파리교통공사, 성년까지 무상 이용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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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중심부 샤틀레(Châtelet)역 RER A 노선 플랫폼의 산모와 아기 [ AI생성이미지]

프랑스 파리의 한 지하철역에서 태어난 아기가 교통 당국으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특별 교통권을 선물받았다.

 

 뜻밖의 장소에서 시작된 한 생명의 탄생이 도시 전체에 따뜻한 미소를 안겨주었다.

지난달 15일 오전, 파리 중심부 샤틀레(Châtelet)역 RER A 노선 플랫폼에서 한 임산부가 갑작스럽게 진통을 겪었다. 

주변 승객들이 즉시 긴급 신고를 했고, 곧 도착한 소방대와 구급대가 현장에서 출산을 도왔다. 

산모와 아기는 무사히 태어나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모두 건강한 상태로 확인됐다.

 

이 소식은 현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파리교통공사(RATP)는 아기의 탄생을 기념하며, 만 18세가 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장기 교통권을 선물하기로 했다. 

수도권 대중교통을 총괄하는 일드프랑스 모빌리테(IDFM) 역시 이러한 결정에 동참했다. 

이는 열차나 역 내부에서 아기가 태어날 경우 해당 아이에게 평생의 ‘이동 자유권’을 상징적으로 제공하는 특별한 관례이기도 하다.

 

실제로 비슷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3월에는 파리 지하철 5호선 객차 안에서, 2023년 말에는 RER B 노선에서 각각 아기가 태어난 바 있다. 그때마다 교통공사는 ‘생명의 기적’이 일어난 현장을 기념하며 교통권을 증정해 왔다. 교통 당국이 제공하는 이 선물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부모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프랑스에서는 4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이후 성년이 되기까지는 매년 교통비가 발생한다. 

현지 언론 르 파리지앵은 이번 교통권 지원으로 가족이 약 3천 유로, 우리 돈으로 약 480만 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소식은 큰 관심을 받았다. 

많은 시민들은 “도시가 아기의 탄생을 함께 축하한다는 점이 감동적이다”, “작은 배려가 가족에게는 큰 선물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은 “지하철역이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파리 시민들에게 일상의 공간이 곧 특별한 이야기를 품을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분주한 출근길의 플랫폼에서 태어난 아기는 이제 매일같이 도시의 지하철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작은 주인공’이 됐다.

전미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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