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통문화를 생각한다

일본의 비판 시선에 비친 한국 교통문화 - 문제의 뿌리와 해법은
한국의 교통문화가 최근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부 언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운전 행태’로 회자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난폭운전, 끼어들기, 보복운전, 이른바 칼치기영상이 반복적으로 공유되면서 ‘한국 도로는 항상 긴장 상태’라는 과장된 표현까지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외의 비판을 단순한 조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 도로교통의 구조적 문제를 되돌아볼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면 교통문화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일본은 제한속도 준수율이 높고 신호 체계가 보수적으로 설계돼 ‘느리지만 예측 가능한 흐름’을 중시한다.
반면 한국은 도심 인구밀도와 차량 증가 속도가 빠른 데다 배달·물류 이동량이 폭증하면서 빠른 이동을 우선하는 도로 문화가 고착됐다. 좁은 도로 구조, 상습 정체 구간, 급차선 변경 사고가 뒤엉키며 운전자 스트레스가 평균적으로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도로의 특수성도 문제를 강화한다.
수도권 집중으로 출퇴근 시간대 교통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고, 정체 해소에 필요한 신호 체계 개선·도로 확장 등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최근 5년간 급증한 이륜차 배달 차량은 신호 위반·차선 분리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안전 규범보다 시간 경쟁이 우선되는 구조가 사고 위험을 실질적으로 키운다’고 말한다.
해결책의 방향은 비교적 명확하다.
첫째, 일본처럼 ‘예측 가능한 운전’을 유도하는 도로 설계가 필요하다.
차선 수 변화, 합류 구간, 좌회전·우회전 구조를 일관성 있게 정비해야 불필요한 급차선 변경이 줄어든다.
둘째, 차량·이륜차를 아우르는 통합 단속 체계를 강화해 반복 위반자를 실질적으로 제재해야 한다.
셋째, ‘빨리 가는 운전’이 아니라 안전이 사회적 이익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교통문화 교육도 지속돼야 한다.
일본의 시선 속 한국 도로는 때때로 과장되거나 희화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비판 속에는 한국이 직면한 현실적 과제가 녹아 있다. 빠름을 추구해 온 사회가 이제는 안전을 경쟁력으로 삼는 교통문화로 전환할 시점이라는 데에는 양국 전문가 모두 의견을 같이한다.
한국 운전 문화의 변화는 단순한 이미지 개선을 넘어 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