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 학생들의 꿈과 성장에 세계가 주목했다”…국제영화제 5관왕 ‘장대현중고등학교’
![미국·캐나다 국제영화제에서 5관왕을 달성한 ‘스쿨 포 디펙터스’(School For Defectors)의 한 장면. 북한 이탈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33장대현중고등학교 사진제공]](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1008/1791389607521_721797493.jpg)
낯선 사회에서 다시 교복을 입고 공부를 시작한 북한 이탈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세계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부산 강서구 장대현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성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스쿨 포 디펙터스(School For Defectors)’가 올해 미국과 캐나다 국제영화제에서 5개의 상을 받았다.
영화를 연출한 사람은 미국 영화감독 제러미 워크먼이다.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가 장대현중고등학교를 알게 된 그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촬영과 제작에는 1년 6개월이 걸렸다.
영화 속 학생들은 특별한 영웅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교실에 앉아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생활하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한다. 북한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청소년들의 현재 모습을 학교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보여준다.
작품은 지난 5월 미국 보스턴독립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서 잇따라 수상했다. 6월 데드센터 영화제 장편 다큐멘터리 심사위원 특별상, 8월 플리커스 로드아일랜드 국제영화제 감독 선정상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캐나다 캘거리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 심사위원 대상과 미국 미스틱 영화제 다큐멘터리 영화 최우수 감독상까지 추가하며 모두 5개의 상을 받았다.
영화의 배경이 된 장대현중고등학교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의 학업과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2014년 문을 열었다. 문화적 차이와 학습 공백으로 일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공부를 계속하고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마련된 학교다.
처음에는 독지가가 기부한 건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교육과정과 학생 활동, 대학 진학 성과 등을 인정받아 2022년 부산 최초의 사립 대안학교인 ‘각종학교’로 인가받았다. 현재는 정규 학력이 인정돼 졸업생들이 별도의 중·고교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현재 중학생 7명과 고등학생 12명 등 19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공부하고 있다. 임창호 교장을 비롯해 전임 교사 9명과 직원 6명이 학교를 지키고 있으며, 전직 교사 등 재능기부자들도 학생들의 수업과 생활을 돕고 있다.
숫자로 확인되는 변화도 있다. 지난 12년 동안 이 학교 고교 졸업생 33명 가운데 30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1기 졸업생 장은숙 씨도 그중 한 명이다. 북한 양강도 혜산에서 태어난 그는 16살이던 2013년 먼저 탈북한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왔다. 이듬해 장대현중고등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이어갔고 2017년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풀브라이트 대학원 장학금 대상자로 선발돼 미국 브랜다이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지속가능한 국제개발 석사과정을 밟았다. 현재는 미국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인턴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창호 교장은 학생들이 밝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모습과 교직원들의 오랜 노력이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학교를 지원해온 부산시교육청과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다른 학교 학적에 이름을 올려야 했던 작은 대안학교였다. 12년이 흐른 지금, 그 교실에서 공부한 학생들의 이야기는 바다를 건너 다섯 번의 수상 소식으로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