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또 생명 구한 버스기사…정류장서 심폐소생술로 시민 살려

서울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이 한 버스기사의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구했다. 놀라운 점은, 이 기사가 7년 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승객의 생명을 살린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숨도, 맥박도 없었습니다”… 4분간 멈추지 않은 심폐소생술
사건은 늦은 밤, 마포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벌어졌다. 6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고, 주변 시민들이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순간, 인근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 한 대에서 운전기사가 뛰어나왔다.
정영준(59) 씨. 28년 차 서울 시내버스 기사인 그는 곧바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119에 신고한 뒤, 의식과 호흡이 없는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그의 손은 4분 가까이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멈췄던 호흡이 돌아왔다. 구조대가 도착하자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구조 후 다시 운전석으로… "승객들께 양해 구했습니다"
정 씨는 응급조치를 마친 뒤 다시 버스로 돌아와 승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운행을 재개했다. 이를 지켜본 한 승객은 과자를 건네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는 또 다른 승객이 정 씨를 칭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2018년에도 생명 살려… “교육이 몸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영준 씨는 지난 2018년에도 버스 안에서 쓰러진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생명을 구한 바 있다. 그는 매년 진행되는 응급처치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 “매년 4시간씩 교육을 받다 보니 어느 순간 몸이 먼저 반응했습니다. 마치 자동처럼 움직였어요.” – 정영준 씨
골든타임 4분… 시민 생명 지킨 베테랑의 침착함
심정지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은 단 4분. 그 짧은 시간 안에 시행된 정 씨의 정확하고 신속한 응급조치 덕분에 한 시민이 다시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 앞장선 한 평범한 버스 기사의 용기와 책임감. 그의 따뜻한 행동은 오늘도 서울을 달리는 수많은 버스 안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