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정치
사회

잠을 잃어버린 현대인

류재근 기자
입력
세계 수면의 날 맞은 잠의 가치-숙면의 힘
충분한 수면이 건강과 생산성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으로 평가되고 있다. 잠의 가치를 다시 생각할 때이다.


 

잠은 줄일수록 손해 — ‘세계 수면의 날’에 돌아보는 숙면의 가치


 

현대인의 일상에서 가장 쉽게 줄어드는 시간이 있다. 바로 ‘잠’이다. 

일과 공부,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수면 시간을 희생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잠을 단순한 휴식이 아닌 몸과 뇌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생명 활동이라고 말한다.

 

오는 3월 13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건강한 삶을 위해 수면의 중요성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최근 아침마다 피로를 느낀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으로 영상이나 SNS를 보다가 잠드는 일이 반복되면서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4~5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는 졸음이 계속 밀려온다. 업무 집중도도 예전보다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족한 수면이 계속되면 몸에는 이른바 ‘수면 빚’이 쌓인다. 

이는 단순한 피로를 넘어 인지 기능과 기억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면 뇌가 정보를 정리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수면 부족이 심혈관 건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잠이 부족하면 신체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교감신경 활동이 증가하면서 혈압이 높아지고 심장에 부담이 가중된다. 또한 혈당 조절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비만이나 당뇨 같은 대사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울감이나 불안 같은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수면은 일정한 구조를 가지고 반복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잠은 깊은 수면 단계와 꿈을 꾸는 단계가 교대로 나타나며 하나의 주기를 이룬다. 

이러한 주기가 밤 동안 여러 번 반복되면서 신체와 뇌가 회복된다.

 

깊은 수면 단계에서는 면역 기능이 강화되고 몸의 조직이 회복된다. 

반면 꿈을 꾸는 단계에서는 낮 동안 경험한 정보가 정리되고 감정이 안정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이 두 단계가 균형을 이루어야 숙면을 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을 위해 필요한 수면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을 권장한다. 

너무 적은 수면뿐 아니라 지나치게 오래 자는 것도 건강에 긍정적이지 않다.
 

또한 단순히 수면 시간이 길다고 해서 숙면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중요하다.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생체 리듬이 흔들리면서 

낮에는 졸리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수면무호흡증이다. 

이 질환은 잠을 자는 동안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매우 약해지는 상태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혈중 산소가 감소하면서 뇌가 자주 깨어나게 되어 깊은 잠을 방해한다.
 

전문의들은 수면무호흡증이 방치될 경우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뿐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 우울증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검사 등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숙면의 기본 원칙은 비교적 단순하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일정한 수면 시간 유지, 늦은 시간 카페인 섭취 피하기, 규칙적인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잠을 줄이는 것이 성실함이나 노력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충분한 수면이 건강과 생산성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바쁜 일상 속에서 잊혀진 잠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잠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 잠을 지키는 것이 현대인에게 필요한 새로운 생활 전략일지도 모른다.

 

류재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