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뉴스/오늘 산타
산타 기업/단체

불길 속 희망을 굽다…‘소방관빵’이 전한 따뜻한 온기

산타뉴스 유상훈 기자
입력
소방관과 시민, 그리고 빵집이 함께 만든 감사의 레시피… 맛있게 나누는 한 조각이 화재 취약계층의 ‘안전망’이 되다
춘천소방서(서장 용석진)는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사회공헌 프로젝트 일환으로 소방관빵을 출시했다. [사진제공 춘천소방서]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춘천소방서(서장 용석진)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일환으로 소방관빵을 출시했다. [사진제공 춘천소방서]

강원 춘천의 한 빵집 진열대 위에, 눈길을 사로잡는 붉은 줄무늬의 크루아상이 놓여 있다. 겉면을 감싼 붉은색은 소방차와 호스를, 위에 얹힌 푸른 장미 잎은 불길을 잠재우는 물줄기를 상징한다. 이름하여 ‘소방관빵’. 화재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빵은 춘천소방서와 지역 소상공인이 손잡고 탄생시킨 사회공헌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공모를 통해 제빵 기술과 창의성을 겸비한 제과점을 선정하고, 디자인과 재료는 현직 소방관들의 아이디어를 담아 함께 완성했다. 11월 1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소방관빵’은 당초 열흘 남짓 한정 판매로 계획됐지만, 예상치 못한 호응에 힘입어 판매 기간이 연장됐다.

 

빵 한 조각을 사는 일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구매금 전액이 화재 취약계층의 주거 안전 개선에 쓰인다. 시민의 관심이 모여 또 다른 생명을 지키는 ‘연결의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빵을 만들며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빵집 주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 듯,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맛보다 먼저 의미에 반해 발걸음을 멈춘다.

 

춘천소방서는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불길 속에서 생명을 구하는 손길이, 이제는 고소한 빵 냄새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빵의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이 이야기를 읽고, 한 산타는 이렇게 적었다.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 꼭 커다란 영웅의 임무만은 아니구나.
밀가루 반죽 위에 감사와 존경을 얹는 것, 그것 또한 선물이다.
누군가를 위해 구운 빵 한 조각이 세상을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오늘 내 마음에도 불을 켠다.”

유상훈 기자 [email protected]
share-band
밴드
URL복사